2020년 '매출 50조원' 정조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가보니

대산(충남)=최우영 기자
2015.07.21 03:29

[르포]롯데케미칼 합작사 현대케미칼 MX(혼합자일렌) 생산설비 공사 한창…'매출 5.8조원 효과'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지난 17일 찾은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은 상업생산을 개시할 MX(혼합자일렌) 생산설비 공사가 한창이었다.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MX를 생산하는 이 설비는 현대오일뱅크와롯데케미칼이 6:4로 출자한 합작사 현대케미칼 공장에 들어선다. 내년 12월부터 연간 100만톤 이상의 MX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현대오일뱅크는 1989년 극동정유에서 출발한 이래 꾸준히 설비 고도화와 증설을 거쳐 왔다. 회사 이름이 극동정유→현대정유→현대오일뱅크로 변하면서도 체질 강화를 위한 끊임없는 변신은 한결 같았다.

◇늘어나는 글로벌 MX 수요…'자체공급 추구'

대산공장 입구로 들어서기 전 오른편으로 13만2000여㎡ 규모 대지에서 터 닦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년부터 생산될 MX를 담아두기 위한 탱크 부지다. 생산 이후 이곳에 보관되는 MX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공급된다. MX 생산을 위한 콘덴세이트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하루 6만배럴의 등유 및 경유 제품은 현대오일뱅크가 전량 수출한다.

공장부지 안으로 들어서 10여분을 이동하자 12만5000여㎡ 규모의 MX 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매일 1000여명 이상이 달라붙어 정제탑과 원료 및 제품 수송관이 들어설 곳의 기초 골격을 세우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공정률은 30% 가량 진행됐다"고 귀띔했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속도전'을 펼쳐 공사기간을 절반가량으로 단축하는 셈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MX는 2017년부터 연매출 5조8000억원 가량을 안겨줄 예정이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해온 벤젠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MX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중국 등의 수요가 늘어나며 수급 상황이 급격히 어려워졌다. 이에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현대케미칼을 세우고 자체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7월 현재 공정율 30%를 기록중인 현대케미칼 공장부지. /사진=현대오일뱅크

◇텍사스에서 통째로 떼어 온 '제2공장'

281만㎡ 규모의 대산공장 중심부에는 1일 정제량 20만여배럴의 제2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높이 60m의 제2공장 원유정제탑은 미국 텍사스에서 넘어온 지 올해로 21년째다.

1993년 현대오일뱅크를 이끌던 정몽혁 당시 사장은 정유업계 화두였던 '증설'에 골몰했다. 정 사장은 해외 미팅 중 텍사스주 휴스턴에 유휴설비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설비 전체를 뜯어서 태평양을 건너 들여왔다. 이 덕분에 2년만에 2공장을 세울 수 있었다. 통상 원유 정제시설 착공시 소요기간은 3년여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의 '속도전'은 증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1년 9월 제2고도화설비(저가 중질유로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설비) 준공을 끝마치며 고도화율 36.7%로 정유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4위 업체(22.1%)와는 큰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규모 역시 점차 늘려 지난해 말 기준 1일 정제량 39만배럴을 달성했다.

여기에 정점을 찍는 것이 내년부터 시작될 현대케미칼 MX 공장이다. 이곳에서 1일 14만톤 가량의 콘덴세이트를 정제하면 현대오일뱅크의 정제량은 1일 53만배럴 수준으로 늘어난다. 세계 10위 수준인 S-OIL(1일 67만배럴)과의 격차가 대폭 줄어들면서 '규모의 경쟁력' 역시 갖추게 된다.

◇끊임없는 체질개선으로 '2020년 매출 50조원 달성'

현대오일뱅크는 자신들의 뿌리를 '1993년 현대정유'로 일컫는다. 기존 극동정유 시절도 있지만, 1993년을 '제2의 창업'이라고 부른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대산공장 곳곳에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어록이 비석에 새겨져 있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 가족이 된 뒤 연구시설 및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CEO의 현장경영도 강화됐다"며 "IPIC(아부다비 국제석유투자회사)가 경영하던 시절 CEO의 방문이 1년 1차례 정도였다면, 최근 문종박 사장 등은 거의 매주 대산에 내려오는 등 현장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원유정제시설을 중심으로 석유화학제품 원료를 생산하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설비, 제2고도화설비, 현대케미칼 등을 통해 지난해 경질유 기준 국내시장 24.3%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 수치다. 급변하는 국제 원유시장 대처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중동 위주의 수입에서 벗어나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원유 수입처도 넓혀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수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려 202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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