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충남 아산시 인주면의 현대차 공장을 ‘깜짝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아산공장 곳곳을 둘러본 뒤 ‘스마트공장’이 자동차 분야 뿐 아니라 다른 제조업 분야로 잘 확산돼 ‘제조업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찾은 아산공장은 박대통령이 국정 핵심과제인 ‘제조업혁신 3.0 전략’의 현장 점검 장소로 이곳을 택한 이유를 확인시켜 줬다.
축구장 243배 규모의 183만㎡ 부지 위에 자리잡은 37만㎡의 아산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장 등 각 공정에 걸쳐 기계가 할 일과 인간이 할 일의 조화를 이룬 '스마트 공장'이다. 쏘나타, 그랜저, 아슬란 등 국내 대표 중·대형 세단을 연간 30만대씩 만들어내고 있다.
높은 자동화율은 아산공장을 '똑똑하게' 만드는 핵심이다. 프레스, 차체, 도장 등 사람이 쉽게 하기 어려운 공정 대부분이 최첨단 로봇장비의 힘에 의지하고 있었다.
자동화율 89%의 프레스공장에선 육중한 5000톤급 프레스가 굉음을 내며 하루 200톤씩 철판을 내려 찍고 잘랐다.
필요에 따라 모양이 만들어진 철판패널은 무인 운반차량과 레이저 유도 차량 등 다양한 첨단설비에 실려 다음 제작 공정으로 차례로 이동해 간다. 사람이라면 함께 들기도 벅찬 철판 패널들이 노란색(YF 쏘나타), 초록색(LF 쏘나타), 파란색(그랜저) 등의 틀에 수십장씩 담겨 옮겨졌다.
이렇게 운반된 철판패널은 차체조립공장에서 용접을 거쳐 자동차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자동화 100%인 용접 공정은 기계가 제공하는 균일한 품질이 최고 강점이다. 310여대의 로봇들은 아이돌 그룹의 댄스를 방불케 하는 현란한 움직임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철판패널을 붙여갔다.
쏘나타, 그랜저, 아슬란 등 여러 종류의 차체들이 뒤섞여 생산라인에 진입했지만 로봇들의 움직임에는 일순간의 멈칫거림도 없었다.
품질 관리 역시 로봇의 힘을 빌린다. 레이저 검사 로봇은 제작된 차체를 실시간으로 검사하며 얻어진 정보를 통계화 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합격된 차체들은 도장 공정을 거치며 14가지 색으로 칠해져 의장공장으로 넘어간다. 도장 공정도 균일한 색칠을 위해 업무 71%가 자동화에 의지하고 있다.
자동화율이 14%에 그치는 의장 공정은 차체에 3만여가지 각종 부품들을 조립해 자동차를 완성하는 마무리 생산 단계다. 자동차 안의 시트부터 대시보드 등 미세한 업무가 주를 이룬 만큼 작업자의 손이 많이 필요한 공정이다.
작업자가 자동차에 설치하는 뒷좌석과 달리 전기 배선 등 주요 부품이 들어가 무거워진 앞좌석 시트는 기계가 사람 대신 차량에 탑재하고 있었다.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작업자의 부상 위험은 줄이면서 보다 사람 손이 필요한 부분에 작업자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의장공장은 특히 작업자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작업 높이를 자동조절하며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 1대에 제작되는데 소요되는 총 생산 시간은 21시간. 최종 생산 라인에서는 54초마다 자동차 1대가 탄생한다.
높은 자동화율은 인력 절감 요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현재 아산공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현대차 직원 2991명과 협력사 직원 1000여명 등 총 4000명으로, 직접 채용 규모는 △2000년 2050명 △2006년 2600명 △2010년 2700명 등 꾸준히 늘어왔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달 17일 사내하도급 근로자 고용 문제를 마무리 짓기로 함에 따라 아산공장의 채용인력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총 4000명의 사내하도급 근로자 특별고용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1200명, 내년 800명을 각각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아산공장은 환경 면에서도 '스마트'를 지향하고 있다.
공장 전체 지붕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21만3000㎡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돼 국내 최대 지붕발전량인 10MW(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중이다. 연간 이산화탄소 5600톤을 감축시킨다. 소나무 112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하루 5000톤의 폐수를 7단계로 처리하는 국내 최대 폐수 무방류 시스템과 3중 침출수 차단 설비도 갖추고 있다.
이준복 아산지원실장(이사)은 "자동화 장비와 4000명 인력이 이뤄낸 최적의 생산 환경은 현대·기아차 해외생산기지를 건설할 때도 롤모델이 되고 있다"며 "연말 양산되는 그랜저 6세대(IG)의 품질에도 스마트 공장의 기술력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