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 최상' 국산 바나나 쑥쑥, 이러니 안 반하나

'신선도 최상' 국산 바나나 쑥쑥, 이러니 안 반하나

하수민 기자
2026.04.06 04:03

신안섬 바나나사회적협동조합
스마트팜 방식 운영 친환경 재배...1만3000주 식재, 年580톤 생산
충분히 익힌뒤 수확후 빠른 유통, 안정적 판로 롯데마트 판매 시작

지난 3일 오전 전라남도 목포에서 배로 1시간가량 들어간 신안군 도초면. 잔잔한 바다를 지나 도착한 섬 안쪽엔 예상과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스마트팜 단지에 들어서자 공기가 확연히 달랐다. 초봄의 바깥은 서늘했지만 시설 내부는 후덥지근했다. 문을 여는 순간 습기가 훅 밀려왔다. 습도는 90%를 넘었다. 유리와 특수필름으로 덮인 공간에는 바나나나무가 들어차 있었다.

천장 높이까지 자란 나무마다 바나나 송이가 달려 있었다. 줄기마다 묵직한 열매가 매달렸고 넓은 잎이 겹겹이 펼쳐지며 시야를 덮었다. 나무 아래에선 고사리 등 아열대 식물이 함께 자라고 있었다. 서해 섬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현장은 국내 농장이라기보다 열대지역 재배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곳 바나나는 '1004(천사)섬'으로 불리는 신안의 토양과 해풍환경에서 자란다. 농장규모는 약 5만1480㎡(약 1만5600평)다. 1만3000주의 바나나가 식재됐다. 연간 생산량은 580톤 수준이다. 시설은 스마트팜 방식으로 운영된다.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재배가 이뤄진다. 묘목은 자체 조직배양을 통해 확보한 우량 개체를 사용한다.

수확은 개화시점을 기준으로 관리한다. 개화일을 기록한 뒤 100일 전후에 수확을 진행한다. 완숙도 90~95% 수준에서 수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과육은 충분히 비대해지고 껍질은 얇아진다. 수확한 바나나는 완충패드로 감싸 포장해 후숙실로 옮긴다.

후숙은 전용시설에서 진행한다. 에틸렌가스를 주입한 뒤 배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온도는 13~14도를 유지한다. 수분공급도 함께 이뤄진다. 기본 후숙기간은 약 5일이다. 도매 유통용은 3~4일, 학교 급식용은 5~6일로 납품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상품화작업을 마치면 유통경로에 따라 나눈다. 도매물량은 벌크 형태로 포장해 출하한다. 학교 급식용은 별도 포장과정을 거친다. 온라인 판매용은 소용량 상자 형태로 구성돼 택배로 배송한다. 유통방식에 따라 포장규격과 후숙 정도가 달라진다.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면에 조성된 바나나 스마트팜에서 작업자가 바나나를 수확하고 있다. 아래쪽은 후숙한 바나나를 선별·포장하는 모습.   /사진 제공=롯데마트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면에 조성된 바나나 스마트팜에서 작업자가 바나나를 수확하고 있다. 아래쪽은 후숙한 바나나를 선별·포장하는 모습. /사진 제공=롯데마트

이곳에서 생산된 바나나는 최근 롯데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수입에 의존하던 바나나가 국내 생산을 기반으로 유통망에 진입한 것이다. 국산 바나나는 숙성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수입산은 장거리 운송을 고려해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다. 반면 신안에선 나무에서 충분히 익힌 뒤 수확한다. 이후 짧은 유통과정을 거쳐 매장에 입고된다. 수확과 판매 사이 기간이 짧아 신선도가 강점으로 작용한다.

이는 기후조건 변화와 맞물린다. 한반도의 기온상승으로 아열대 작물 재배의 한계선이 북상한 데 따른 영향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은 2023년 1086.2㏊(헥타르)에서 지난해 1198.6㏊로 늘었다. 재배농가도 2726가구에서 3387가구로 증가했다.

전남은 전체의 81%를 차지하는 핵심 산지다.

국내에서 바나나 재배가 본격화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1989년 제주지역의 바나나 재배면적은 443㏊까지 늘었다. 하지만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무역협상 이후 값싼 수입 바나나의 물량공세를 견디지 못해 대부분 폐농하면서 국산 바나나는 자취를 감췄다. 이후 2010년 후반부터 신선도와 품질을 앞세워 제주지역을 비롯한 내륙에서도 바나나농가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유통업에서 변화도 이어졌다. 롯데마트의 '국산 열대과일' 매출은 최근 몇 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 16%, 2022년 18% 증가했고 이후에도 10%대 성장흐름을 유지했다. 신선도와 차별화한 상품을 찾는 소비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신한솔 롯데마트 과일팀 MD(상품기획자)는 "국산 열대과일은 기후변화와 소비트렌드가 맞물리며 앞으로 국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미래 먹거리"라며 "안정적인 판로지원과 운영확대를 통해 시장규모를 적극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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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기자

안녕하세요 하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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