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너일가 소유 정석기업의 사내이사를 맡아 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친누나 조현숙 여사(71)가 최근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한진그룹 지배구조가 지주사 체제로 재편되고 '3세 경영' 시대가 열린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의 장녀이자 조 회장의 누나인 조 여사는 지난달 말 정석기업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조 여사가 오랜 기간 동안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었던 정석기업 등기임원으로 재직해 왔으나 고령인데다 지난 달 말 임기(3년) 만료로 퇴임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석기업 사내이사는 조 회장과 막내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원종승 대표(이상 각자대표),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여사 등 4명으로 줄었다.
조 여사는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1녀 중 장녀로 조 회장(장남)과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차남), 고(故) 조수호 한진해운그룹 회장(삼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사남)의 누나다.
동생들이 계열분리를 통해 한진그룹과의 관계를 끊고 모두 독립한 것과 달리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한진그룹 일원으로 조 회장을 측면 지원해 왔다. 조 여사의 남편인 이태희 법무법인 광장 설립자 역시 현재 대한항공 상임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정석기업은 조 회장 일가 소유의 비상장사로 그간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서 순환출자로 엮인 계열사를 지배하는 역할을 했다. 주요 사업은 빌딩경영관리, 근린생활시설, 주차운영관리 등이다.
조 여사가 20년 가까이 사내이사를 맡아 온 것도 정석기업이 그룹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상징성 때문이었다. 조 여사와 이 고문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도 각각 0.05%, 0.79%씩 갖고 있다.
한진그룹은 2013년 8월 그룹 지주사 설립 이후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한진칼중심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정석기업의 최대주주도 지분 48.27%를 보유한 한진칼이다. 조 회장도 정석기업 지분 27.21%를 보유하고 있다. 조 여사 0.6%, 이 고문은 8.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 회장의 어머니인 김정일 여사도 1.50%를 지닌 정석기업 주주다.
그룹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조 여사의 사내이사 퇴임과 관련해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한공 총괄 부사장 등 3세가 한진그룹 경영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물러난 것 같다"며 "조 회장과 자녀 등 직계 중심의 3세 경영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