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로 사업을 시작한 '중고 인생'을 살고 있다.
폐차업계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환경부가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사업의 하나로 2005년부터 시작한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제도의 자문을 맡았었다.
조기폐차 보조금 책정을 2006년부터 보험개발원이 발표하는 자차가액을 기준으로 하자고 제안하여 관철은 시켰으나 반영율이 50%로 너무 낮아 조기폐차 신청이 목표의 0.1%대에 머무는 실효성 없는 정책이 돼 버렸다. 당시 기고한 글 제목이 ‘경직된 행정, 10년 환경사업 망친다’였다.
10년이 지나 미세먼지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미흡하기 짝이 없는 환경부 대책으로 국민들의 비판이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10년 전, '예측'이 맞아 들어간 게 우울하다.
조기폐차정책은 국회 예산정책처를 포함한 여러 연구기관에서 비용 대비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크다고 평가한 방안이다. 올해 5월 10일 발표된 감사원 보고서에서도 저감장치 부착의 900분의 1 비용으로 같은 량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조기폐차를 활성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서 몇 가지를 제안한다.
우선, 15년 이상 화물트럭의 조기폐차 보조금 상향과 차령 제한을 단계적 도입하자. 작년말 기준 15년 이상된 경유 연료 화물트럭은 전국적으로 60여만대가 된다. 일일 운행 거리가 무척 긴 화물트럭은 경유차 전체 미세물질 배출량의 68%를 차지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총중량 3.5톤 이상 화물트럭의 배출가스는 현행 유로 2 기준보다 질소산화물은 15배, 미세먼지는 20배를 내뿜는다.
노후 화물트럭에 대한 조기폐차 보조금을 획기적으로 올리고, 버스나 택시처럼 일정 연식이 되면 운행을 못 하게 하는 차령제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게 무엇보다 절실한 이유이다.
둘째, 노후 건설 기계 역시 조기 폐차를 유도해야 한다. 2008년 감사원으로부터 "2001년을 기준으로 수도권 지역의 (트럭을 제외한) 건설기계 수는 전체 경유차의 2.8%에 불과하나 전체 경유자동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13.9%에 상당하는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도 환경부는 의미 있는 건설기계 저공해화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환경부가 조기 폐차를 유도한 건설기계는 단 한 대도 없다.
저감장치 부착이나 엔진교체, 엔진개조가 기술적인 한계나 소유주의 반발로 어렵다 하더라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건설기계를 없애는 조기폐차는 당장 실행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
셋째, 경유차만이 대기 오염의 주범은 아니다. 휘발유/가스 연료차의 배기가스는 미세먼지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탄화수소(HC)와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총량으로는 경유차보다 배출량이 더 많고, 초미세먼지도 배출한다.
환경부는 조기폐차 대상을 경유차로 국한시키지 않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의 관련 조항을 2009년에 개정했다. 또 2008년 기준 전국 차령 12년 이상된 휘발유/가스 차량 300만대의 2%에 해당하는 6만대를 대당 100만원 (국비 5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며 조기폐차하려 하였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다.이제 제대로 추진할 때이다.
마지막으로, 조기폐차 대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현행 국고와 지방비 보조 비율을 50대50에서 80대20으로 국고 지원을 늘려 정책의 실효성을 올려야 한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수도권이나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의 문제이다. 조기폐차 정책도 전국을 대상으로 확대해야 하며, 자체 예산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태를 감안하여 국고 부담을 늘려야 한다.
경유차만이 미세먼지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경유차가 계속 늘어가면서 노후화되는 상황이 방치되면 갈수록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올라가고 국민들의 수명과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다. 정말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남준희 좋은차닷컴 대표이사(녹색당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