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무려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이 지속돼 역대 최장기간 수출 감소세를 기록하는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연초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던 수출 실적은 점차 감소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달 7월 수출 실적은 -10.3%로 감소폭이 다시 두자리수로 확대됐다.
하지만 8월에 수출 실적이 깜짝 플러스 증가율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조업일수 증가와 기저효과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8월에는 전년동기대비 조업일수가 2일 늘어나 수출 실적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작년 8월 일평균 수출액이 12.6억달러임을 고려할 때 조업일수가 2일 늘어나면 적어도 25억달러 이상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올해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등의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액은 줄었지만 수출 물량은 지난해 수준이 유지됐다. 7월에도 수출물량은 1705만톤으로 -1.6%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만약 8월에 조업일수가 2일 늘어난다면 수출액은 물론 수출 물량도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난해 8월 수출 실적은 391억달러(전년동기대비 -15.1%)로 연간 통틀어 가장 저조했다. 올해 1~7월까지 월평균 수출액이 약 404억달러임을 감안할 때 평균치만 기록해도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플러스 증가율 기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세계 시장에 특별한 충격이나 변인이 없다면 8월에 우리 수출실적은 무난히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8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된다면 이는 분명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수출증가율 반등 하나만 갖고 우리 수출실적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 오히려 글로벌 교역 환경은 여전히 구조적인 하방 요인들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는 글로벌 교역증가율이 현저히 침체된 가운데 회복력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최근 IMF의 수정 전망에 따르면 2016년 세계 교역증가율은 2.7%로 4월 전망치인 3.1%에서 또다시 하향조정됐다. 내년도 교역증가율도 역시 3%대로 교역량이 당분가 크게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8%로 나홀로 성장을 구가하던 미국도 1분기 성장률이 0.8%에 그쳤고, 최근 2분기 성장률도 1.2%로 부진했다. 연준이 상반기에 금리인상을 수차례 연기했음에도, 1%대 남짓한 경제성장률은 분명 미국 경제의 성장세도 둔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중국 경제 역시 최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은 6.7%이다. 침체된 시장 여건 속에 선방한 결과로 평가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컸던 2009년 1분기(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률 하향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수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도 3월을 제외하고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대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구조의 특성상 중국의 지속적인 수출 부진은 곧 우리 수출 실적의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한편 그동안 완만하게 상승해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브렉시트 등의 영향으로 하락 반전했고, 8월 2일 기준 WTI는 배럴당 39.51달러로 한때 4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IMF에 따르면 올해 국제유가는 유종 평균 배럴당 42.9달러에 그칠 전망이며, 금리 인상 등의 여파를 감안할 경우 하반기 국제유가는 더이상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저유가 국면의 장기화는 결국 우리 수출품의 단가의 하락과 수출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산유국의 유조선 발주 감소 등 조선업황의 부진을 초래하고, 자원 수출국인 신흥국 경기 장기 침체에 따르는 대신흥국 수출 부진까지 낳게 된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원화 가치 역시 수출 불안요인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했고, 이로 인해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기조의 강화에 따른 이른바 'G2 리스크' 역시 우리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 7일 미국 상무부(DOC)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수출하는 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율을 최종 판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미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각각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최근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한국산 제품과 기업에 대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갑작스레 한국에 상용비자 발급을 대행하던 여행사 업체에 대해 자격정지 조치를 취했다. 물론 중국 정부가 공식적 차원에서 보복조치를 하기는 어려우나, 비관세장벽 또는 보이지 않는 규제를 강화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아마도 8월 수출 지표는 플러스로 반짝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이는 기저효과 등에 따른 일시적 호전에 불과해 반등의 기쁨은 오래가지는 않을 듯 하다. '독목불림'(獨木不林), 나무 한그루가 결코 숲이 될 수 없듯이 일시적인 지표 반등으로 수출회복을 말하기엔 글로벌 교역환경은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