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초 딥테크 육성공간 '디노랩 테크센터' 마련
은행·보험·증권 등 그룹사 과제 함께 풀 스타트업 모집
최우선 선발기준은 '기술', 사업연계-투자까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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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은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까?"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대기업이나 금융사들에게는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수백 개 스타트업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지만 당장 필요한 기술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술이 아직 원석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서다. 될성부른 기술 스타트업들이 좀처럼 사업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혁신기술에 목마른 대기업과 금융사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우리금융그룹 디노랩이 이 같은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 실험에 나섰다. 스타트업이 혁신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들고 찾아오길 기다리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그룹이 직면한 기술과제를 먼저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스타트업을 찾아 나선 것이다. 딥테크 전용 육성공간을 신설하고, 사업성보다 과제수행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검증하는 평가 방식을 도입한 건 금융권 최초라는 평가다.
7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기존 스타트업 육성공간인 '디노랩 관악센터'를 기술 협력 공간인 '디노랩 Tech센터(테크센터)'로 바꿔 오는 9월부터 새롭게 운영한다. 기술 스타트업 육성뿐 아니라 테크펀드 조성, 데이터센터 구축 등 관련 정책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국내 대표 딥테크 전용 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그룹이 금융권 최초로 딥테크 전용 상설 공간을 마련한 배경에는 AX(AI(인공지능)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임종룡 회장의 경영철학이 있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된 직후 AI 스타트업을 방문할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임직원에 보낸 편지에서도 취임 2기 경영전략으로 'AX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디노랩은 이번 테크센터 오픈을 앞두고 다음달 2일까지 딥테크 1기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은행·보험·증권·IT 등 주요 그룹사 4곳에 실제로 필요한 금융 AX 업무 과제를 먼저 제시하고 기술검증(PoC)을 통해 가장 적합한 스타트업을 선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은 고객 맞춤형 절세 가이드인 'AI 자산케어', 동양생명은 경쟁사 상품 등 최신 트렌드를 실시간 분석하는 'AI 마켓센싱 시스템'을 각각 과제로 냈다. 우리투자증권은 애널리스트의 리서치 업무를 보조하는 'AI 어시스턴트', IT 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사내 포탈·메일 등 업무 DB를 연동해 보고서 작성을 지원하는 기술을 찾는다.
디노랩 테크센터 딥테크 1기 스타트업 선정 기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룹사별 PoC 기간은 각각 4~5개월로 차이가 있지만 '과제수행 능력 70%, 공통역량 30%'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기준은 동일하다. 스타트업의 사업성이나 투자가치에 우선 순위를 두는 '기업 발굴형'이 아니라 우리금융그룹이 낸 AX 과제를 얼마나 정확히 풀어내는가를 최우선으로 검증하는 '기술 발굴형'이라는 점이 기존 금융권 오픈이노베이션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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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기업엔 최대 3000만원의 PoC 수행 비용을 지원하고 테크센터 입주 기회를 준다. 네이버클라우드·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크레딧도 제공한다. PoC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성과가 좋은 스타트업에는 그룹사의 기술 도입, 그룹펀드 및 대외펀드 투자 등 추가 지원이 이어지도록 프로그램이 설계됐다. 스타트업 입장에선 기술 검증 한 번으로 사업이 커지고, 자금이 따라 들어오는 기회를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디노랩을 총괄하는 옥일진 우리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은 "그동안 디노랩이 지역 거점을 통해 혁신 저변을 넓혀 왔다면 이번 테크센터는 기술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는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전"이라며 "한국 기술기업들이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시장 경쟁력이 강화되는 금융 상생의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디노랩 테크센터 딥테크 1기 스타트업 모집기간은 다음달 2일까지다. 서류심사는 다음달 3~11일, 발표심사 다음달 19~20일 진행된다. 최종 선발도 다음 달 중 이뤄진다. 지원 자격은 공고 마감일 기준 업력 7년 이내 창업기업(개인사업자 제외)이다. 기존 디노랩 육성기업도 지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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