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독일, 전기료 1/4이 열병합발전 지원금...한국은 '규제 일변'

(베를린·드레스덴)독일, (헬싱키)핀란드=홍정표
2016.09.07 16:31

독일 '경영난 극복도 지원', 핀란드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발전 대비한 지원 검토'

[편집자주] 해외 자원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은 에너지공급 안정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CHP(열병합발전소, Combined Heat&Power)를 중심으로 에너지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CHP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발전소다. 전력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난방용 열을 생산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일반 발전소의 2배인 80~90%에 달한다. CHP가 활성화 돼 있는 독일과 핀란드를 찾아 CHP 육성 정책 현장을 살펴봤다.
독일 베를린시 남부에 위치한 RWE의 노스세너 열병합발전소/사진제공=한국집단에너지협회

작센주 드레스덴에 위치한 열병합발전소 드레바그(DREWAG). 베를린에서 180km 떨어진 드레스덴은 과학도시로 알려졌지만, 역사적인 건물과 유적이 많은 곳이다.

지금은 영화 흥행작을 일컫는 ‘블록버스터’란 작전명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초토화됐지만, 재건 과정에서 친환경 정책을 수립해 필요한 전력과 열의 대부분을 CHP가 공급하게 했다.

칼 한즈 라이셔 드레바그 전 공장장은 "독일은 전력요금의 1/4정도가 CHP지원금으로 부과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CHP 설비를 개선하고 있다"며 “LNG(액화천연가스) 등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는 CHP는 정부 지원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CHP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 한즈 라이셔 독일 열병합발전소 드레바그 전 공장장이 열병합발전 원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집단에너지협회

볼프 빈더 독일열병합발전협회 회장은 “독일은 CHP를 신재생에너지발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설비 지원뿐 아니라 경영난을 겪을 때도 가동시간 1만6000시간까지 1kWh(킬로와트시)당 1.5유로센트(약 20원)를 지원해 생존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 신재생에너지원 수준 지원하는 독일

CHP를 적극 장려하는 독일은 에너지-기후통합 프로그램(IEKP)을 통해 1990년 대비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을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열병합발전량 확대 및 에너지효율 개선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기준 독일 CHP는 현지 총 발전설비의 16%(약 2700만kW)를 차지하고 있지만, 오는 2020년까지 21%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지역난방 수요는 80%를 충당하고 있다.

독일은 1998년 4월 전력시장 완전 개방 후 경쟁 심화로 열병합발전소의 파산사태가 발생하자 2000년 5월 열병합발전법(KWKG)을 제정해 지원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CHP발전량 비중이 정체를 보이자 올해 1월 지원금을 2배로 확대했다.

연간 지원 총액을 15억유로(약 2조원)로 높였고, 모든 CHP는 최대 3만 가동시간까지 발전량에 따라 1kWh당 3.1유로센트(약 40원)가 운영지원금으로 지급된다.

새로 짓는 열 보관탱크는 1㎥ 당 250유로(약 32만5000원), 열 배관도 1m 당 100유로(약 13만원)가 지원된다. 단, 열 보관탱크와 배관 지원금은 프로젝트 당 각각 2000만유로(약 260억원)과 1000만유로(약 130억원)로 제한된다. 재원은 모든 전력소비자로부터 CHP수수료 1kWh당 4.19유로센트(약 55원)를 거둬 조달한다.

독일 전력 전문가들은 CHP의 환경 및 사회적 가치가 높아 전력 사용자들이 부담금에 거부감도 없다고 전했다.

◇ 안정적인 전력 공급 위해 지원 논의하는 핀란드

핀란드는 제1·2차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의 효율이 중시되면서, 전국적으로 CHP가 확산됐다. 핀란드 CHP가 총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2600만kW)이며, 열 사용량에서는 82% 이상이다. 핀란드는 발전사업이 완전 자유화돼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매우 제한적이지만, 2011년부터 CHP에 사용되는 연료에 대해 탄소세를 50% 줄여줬다.

지난 1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핀란드에너지협회에서 야리 코스타마 CHP·DHC(열병합·지역냉난방) 담당은 “CHP는 에너지 사용 절감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가 탁월하다”며 “핀란드 165개 지방자치단체 중 107곳에 분포돼 있다”고 말했다.

코스타마 담당은 “CHP는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이 가능해야 성공할 수 있어 지역사회와 발전소들이 합리적인 운영 방안 마련을 위해 자주 협의한다"며 "최근에는 전력 생산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보완하기 위해 CHP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력·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는 건설 후 전력 생산 비용이 거의 들지 않지만, 날씨 등에 영향 받아 가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를 대비해 CHP 발전소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국내 CHP는 '원가 이하' 정산...대조적

독일 핀란드 등의 상황은 낮은 설비 지원금을 받고, 원가에 못미치는 가격에 생산 전력을 판매하는 국내 CHP들의 현실과 대조적이다.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운영하는 국내 CHP는 일정한 지역에 열을 공급해야 될 의무가 있어 전력 수요가 없어도 난방용 열 생산을 위해 발전소를 가동한다. 이때 생산된 전력은 초과 생산됐다는 이유로 원가 이하로 정산된다.

국내 전력시장이 발전단가 낮은 발전소부터 우선 가동하는 구조다 보니, 석탄·원자력보다 비싼 LNG(액화천연가스) 기반의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전력을 생산해도 수익을 얻기 어렵다. 이들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 정부가 추진하는 신기후체제 대응 전략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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