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 시장을 독일 브랜드와 테슬라가 장악한 상황에서도 '나만의 개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는 차가 있다. 프랑스 감성으로 무장한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다. 2017년 2세대 이후 8년 만에 완전 변경된 3세대 모델이다.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STLA 미디엄'을 처음 적용해 차체가 한층 커졌다. 유럽에서 출시 6개월 만에 10만대 이상 계약되며 흥행을 입증했다.
도심에 즐비한 비슷한 브랜드, 흰색·검은색 차량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남들과 다른 차를 갖고 싶은 마음이 우선순위라면 3008의 디자인을 주목할 만하다. 푸조 특유의 프렌치 감성이 차체 곳곳에 녹아 있다. 사자 엠블럼을 앞세운 브랜드답게 전면부는 공격적이면서도 세련됐고 독일 브랜드와는 결이 다른 유려한 곡선이 차체를 감싼다. 이 차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와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가 각각 주관한 2026 대한민국 올해의 차 평가에서 모두 올해의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전형적인 SUV와 차별화된 실루엣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루프라인이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패스트백 실루엣에 사자 발톱 형상의 주간주행등(DRL), 그물망 패턴 그릴이 맹수 같은 존재감을 풍긴다. 후면부 플로팅 스포일러와 'PEUGEOT' 레터링이 가로로 이어진 테일램프까지 더해져 측면에서 보면 다른 SUV보다 더 매끈한 느낌을 준다. 차체 길이 4545㎜, 너비 1895㎜, 높이 1650㎜로 이전 세대보다 전반적으로 커졌다.

실내는 콘셉트카를 연상케 하는 미래지향적 공간이다. GT 트림 기준 21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위에 떠 있는 듯 배치됐다. 나파 가죽 시트에는 통풍·열선·마사지 기능은 물론 코너링 시 상체 쏠림을 잡아주는 어댑티브 볼스터까지 탑재됐다. 휠베이스는 2730㎜로 이전 세대보다 55㎜ 늘어 2열 무릎 공간도 여유롭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588ℓ이며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663ℓ까지 확장된다.
파워트레인은 1.2ℓ 직렬 3기통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이다. 시스템 최고출력 145마력으로 수치상 강렬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저속 출발 구간에서 전기모터가 먼저 개입하는 'e-크리핑', 'e-론치' 등의 기능 덕분에 도심 정체 구간에서는 전기차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서울에서 인천 송도까지 왕복 약 120㎞ 구간을 효율 주행으로 달린 결과 공인 복합연비 14.6㎞/ℓ를 웃돌았다. 토션빔 후륜 서스펜션임에도 노면 충격 흡수가 유연했고, 코너에서는 예상보다 단단하게 차체를 잡아줬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의 완성도도 인상적이다. 정체 구간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정밀하게 유지하며 가다 서다를 부드럽게 반복해 장거리 운전 피로를 크게 줄여준다.
다만 기본 탑재된 내비게이션은 아쉬움이 크다. 한글 입력 전환이 번거롭고 최근 변경된 도로나 신규 장소 검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결국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소비자를 고려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알뤼르 트림 4425만원, GT 트림 4916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