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무런 변화도 못 느끼겠어요. 유예기간이 2년 정도라고 하니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英시민들 "경기변화 체감못해"…눈에 띄는 관광객들=지난 24일(현지시각) 세계 최초의 산업도시이자 축구의 고장으로 유명한 영국 맨체스터 시내에서 우버(Uber) 차량을 운행하는 운전기사 셰이드씨에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체감 경기에 대해 묻자 무덤덤한 답이 돌아왔다.
30일이면 브렉시트 결정 100일을 맞는다. 영국에 체류한 닷새 동안 가는 곳마다 비슷한 질문들을 되풀이 했지만 돌아오는 시민들 반응은 셰이드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삶은 달라진 게 없는데 해외나 언론·금융권에서 위기감을 더 부채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되레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축구 경기를 보러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북적이는 모습이다.
런던에서 온 한국유학생 Y씨도 "다른 유럽국가를 방문할 때 유로 환율이 달라진 정도를 느낄 뿐 주변 친구들도 일상 생활에선 브렉시트를 잊고 산다"고 전했다.
◇車시장도 브렉시트 아랑곳 않고 호황 =실제 영국 내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맨체스터의 자동차 전시장들을 둘러봤다. 가장 비싼 공산품 중 하나인 자동차는 현지 경기가 어떤지 살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시장에선 영국 자동차 시장이 대외 변수 영향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영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3% 늘어난 8만1640대를 기록했다. 2005년 이후 영국 8월 월간 최대 판매량이다.
판매 현장의 분위기도 활기찼다. 맨유 구장인 '올드 트래퍼드' 인근의 GM 계열 영국차 브랜드 '복스홀' 대형 전시장에는 올해 영국 시장 누적 판매 2위를 차지한 코르사를 비롯해 아스트라·모카·비바 등이 가득했다.
2014년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쉐보레 스파크와 같은 형제 모델인 복스홀 비바가 인기를 끌며 이를 전량 수출하는 한국GM 창원공장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유럽시장에서 영국 복스홀(비바)이나 독일 오펠(칼·모카) 등의 현지전략 차량들이 효자 모델로 선전하며 우리 수출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쉐보레-맨유 어린이 마스코트' 행사 참관차 맨체스터에 들른 영국 출신의 앨런 베이티 GM 북미 사장도 "브렉시트 이후 금융 시장은 충격을 받았지만, 흥미롭게도 영국 내 경제 상황에는 큰 변동이 없었고 자동차 산업은 큰 성장을 했다"고 진단했다.
맨체스터 외곽의현대차스톡포트 전시장의 폴 샤프 총괄도 "브렉시트 투표 전에 오히려 불확실성으로 잠시 위축됐었다"며 "일단 결정이 되고 난 뒤로는 투싼·i10 등을 주축으로 해 판매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기아차스포티지의 경우 올 초 영국 시장에 4세대 모델이 투입되면서 지난달 1540대 팔려 8위를 기록키도 했다.쌍용차도 지난달 영국에서 219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8% 늘었다.
일각에선 유예기간 전 무관세일 때 수입차를 미리 사두려는 선수요가 발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화 가치 하락이 계속 이어질 경우 영국 생산 자동차도 가격 경쟁력 우위로 수출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