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상위 1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의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5% 이상 늘었다. 하지만삼성전자와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의 주력업종인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 침체 늪에 빠진 가운데 반도체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기업별 분기보고서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상위 10대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169조657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56조6251억원)보다 8.3%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 합계는 25조6133억원으로 1년 전(18조8930억원)보다 35.6% 늘었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합계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표면적으로는 경제 전반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지만 반도체 초호황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편중에 따른 착시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들 두 기업을 빼면 나머지 8개 기업의 매출(100조3744억원)이 1년 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영업이익을 뜯어보면 더 심각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합계가 5조6038억원으로 오히려 1년 전(6조5270억원)보다 9232억원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0대 기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5.5%에서 올 1분기 78.1%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이 꺾이기 시작하면 한국경제가 지금 처한 상황 이상으로 쇠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10대 기업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 포스코,LG전자, SK하이닉스,삼성물산등 5개사에 그쳤다.SK이노베이션과LG화학의 경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1년새 각각 58.0%, 76.9% 증가했다.
현대차와기아차,현대모비스등 자동차 3인방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6813억원으로 1년 만에 45.5% 떨어졌다.
주식시장에선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올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추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전망을 내놓은 코스닥 상장사 47개 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4514억원, 5670억원으로 시장예상치(매출 5조4512억원·영업이익 6546억원)를 13.4%, 8.3% 밑돌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를 통틀어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을 10% 이상 밑돈 기업은 총 57개사로 깜짝 실적을 낸 기업(38개사)보다 50% 많았다.현대산업,현대로템,카카오,동국제강,LG이노텍,LG하우시스등이 시장예상을 크게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