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비리 관련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병보석으로 7년 넘게 석방 상태인 이 전 회장이 흡연과 음주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가운데 그룹에선 "회사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기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의 일부를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전 회장은 증빙자료 없이 생산량을 조작하거나, 불량품을 폐기한 것으로 꾸미는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총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법인세 9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는다.
1·2심은 이 전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 징역 4년 6개월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는 벌금을 20억원으로 산정했으나 2심에서는 이보다 줄어든 10억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호진 전 회장의 횡령액 계산이 잘못됐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무자료 거래로 횡령한 것은 섬유제품 자체가 아니라 그 판매 대금인데 1·2심은 제품을 횡령했다고 간주해 횡령액을 잘못 산정했다는 취지에서였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횡령액으로 다시 산정해 징역 3년6월에 벌금 6억원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이번에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조세 포탈 부분은 다른 죄와 분리 선고했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의 불구속 상태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1월 구속기소됐으나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같은 해 4월부터 구속집행이 정지됐다가 이듬해 6월 보석이 허락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이 전 회장이 술집과 떡볶이집을 드나들며 음주와 흡연을 한 것이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보석 결정의 적절성 논란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태광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전직이 아니며 대주주일 뿐"이라며 "따라서 회사 차원에서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