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현행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은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를 재원으로 개인별로 연봉의 50%를 상한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는 회사의 영업이익에서 주주가 제공한 자본에 대한 기회비용을 차감한 경제적 이익으로 회계상 영업이익보다 기업이 창출한 가치를 잘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확대하고, 개인별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경영진은 기존 성과급 기준은 유지하되 올해에 한 해 연봉의 50% 상한을 넘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고 경쟁사 대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노조는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본질적으로 성과급은 회사와 직원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동기를 부여하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유지하기 위해 유용한 수단이다. 사람들은 '노력과 성과 그리고 보상'의 연결고리가 명확하게 인식될 때 동기가 극대화된다. 이를 위해서는 성과급 제도를 설계할 때 '운'과 같은 외부적인 효과를 제거해야 한다. 기업이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노력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 과감한 설비투자, 지속적인 연구개발, 협력업체와 협업 및 주주의 자본제공 등 많은 요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공정한 보상이 되려면 '운'의 효과를 제거하고 참여 주체별로 성과창출에 기여한 수준에 비례하여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은 AI 혁명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상승한 외부 환경요인이 크다. 특성상 반도체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연평균 35조원의 연구개발비와 50조원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했고 주주들에게는 연 11조원의 배당 등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2026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00조원으로 예상되므로,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은 영업이익 15%인 45조원 수준이다. 이는 연간 연구개발비보다 크고 주주환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우리나라는 노동유연성이 낮아 기업실적이 악화되어도 해고와 급여삭감이 어렵고 한번 올라간 보상을 낮추는 것도 쉽지 않다. 향후 반도체 산업이 하강국면으로 진입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일부 사업부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회사 울타리 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적과 무관하게 높은 성과급을 받는다면, 보상의 공정성도 훼손될 수 있다.
성과급은 회사와 직원이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하고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금보상과 함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상을 확대하고 이를 일정기간 나누어 지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또 성과와 보상 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기여도에 따른 차별적인 보상으로 '무임승차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과급은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