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배 타면 최소 1달…답 없는 조선(造船) 근로시간

안정준 기자
2018.11.27 18:35

[유연하지 않은 유연근로]해양플랜트 시운전에 1달 이상…3교대 근무 등으로 대응중이지만 미봉책

[편집자주] 지난 7월 도입된 주 52시간 근로제의 계도기간이 연말이면 종료된다. 생산현장에선 탄력근로제와 선택적 시간근로제, 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를 두고 고민과, 고소와 파업 등 갈등이 이어져 왔다. 불과 한달 뒤인 내년 1월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주52시간 근로제를 비롯, 유연근로제의 연착륙을 위한 해법을 찾아봤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해양플랜트 건조 지역에서 건조중인 해양설비들

조선업종도 유연근로제 관련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조선 한파로 업계 전반의 일감이 떨어져 그나마 한창때보다는 근로시간 조정에 대한 부담이 덜하지만, 선박과 해양플랜트 시운전 관련 직종은 진퇴양난이다.

조선업계 시운전 직종은 건조한 선박이나 해양플랜트를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각종 성능과 기능을 검증하는 절차로 건조 과정의 최종단계다. 보통 장비 및 시스템 관련 전문지식을 보유한 근로자들이 투입된다.

문제는 시운전 기간이 1개월 이상 늘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작업이 장기간 해상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근로자 교체가 어려워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게 된다. 현재 각각 3개월과 1개월로 한정된 탄력근로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체제에서 작업시간을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특히 해양플랜트 작업 기간이 길다. 시추 해역까지 이동해 설비를 설치하고 정상 가동 여부를 체크하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업무 시간 단축을 위해 승선 근로자를 늘리기도 어렵다. 거주 구역 협소 문제와 함께 안전사고 위험성도 올라가서다.

선박 중에서는 증발가스 완전재액화공정 기술 등이 적용돼 선박 구조와 운용이 상대적으로 복잡한 LNG선의 시운전 기간이 일주일 이상으로 타 선박보다 길다. 군함과 잠수함 등 특수선은 시운전에만 최장 1년이 필요하다. 여기에 기상 악화에 따른 작업 중단과 고객사 요청에 따른 작업 변경 등 변수가 겹친다.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이 없는 업계는 그동안 1교대로 운용한 근무를 3교대로 전환하는 식으로 대응 중이다. 배에 탄 시간을 모두 근무시간으로 간주하지 않고 배 안에서 실제 일을 한 시간만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간주 근로제를 협의 중인 곳도 있다. 하지만 모두 미봉책으로 근본적으로 근로시간 문제를 풀 해법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업계는 조선협회를 통해 일단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요청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도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특례업종은 단위기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조선업에서도 시운전이나 특수 직무는 특례 조항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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