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지 않은 유연근로
‘유연하지 않은 유연근로’ 코너는 근로 시간, 근무 방식, 노동유연성 등 이슈를 현실적 사례와 함께 심층 분석하는 시리즈입니다. 표면적 제도와 실질 현장의 차이를 짚고, 현행 유연근로제의 문제점과 보완 방향을 신중히 다룹니다. 정책·현장·노동자 관점을 모두 반영해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합니다.
‘유연하지 않은 유연근로’ 코너는 근로 시간, 근무 방식, 노동유연성 등 이슈를 현실적 사례와 함께 심층 분석하는 시리즈입니다. 표면적 제도와 실질 현장의 차이를 짚고, 현행 유연근로제의 문제점과 보완 방향을 신중히 다룹니다. 정책·현장·노동자 관점을 모두 반영해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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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제조업체 A사의 기업정보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맡은 국내 SI(시스템통합)업체 B사. 10월 말 시스템을 오픈한 뒤 안정화를 위해 야간·휴일 근무가 불가피하지만 주 평균 52시간을 맞추기 위해 근무량이 과다한 직원들을 조기 퇴근시켰다. 결국 납기는 늦어졌고 잦은 시스템 에러로 고객사로부터 품질 민원을 받아야 했다. # 게임업체 C사 대표는 내년 초 새 게임 출시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통상 게임 출시를 앞두고 크런치모드(SW업계에서 개발 마감을 앞두고 야근하며 장시간 작업하는 상황)를 시행해왔지만 선택적근로제(선택적 근로제) 탓에 앞으로 이같은 근무 자체가 쉽지 않아져서다. 신작 출시 전 3개월 뿐만 아니라 출시 이후에도 초기 서비스의 버그를 잡으려면 개발자들이 야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달 노동시간 208시간을 지키기 버겁다. 하지만 현행 선택근로제 산정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자칫 이를 위반했다간 범법자가 될 수 있다. IT(정보기술) 업체를 중심
조선업종도 유연근로제 관련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조선 한파로 업계 전반의 일감이 떨어져 그나마 한창때보다는 근로시간 조정에 대한 부담이 덜하지만, 선박과 해양플랜트 시운전 관련 직종은 진퇴양난이다. 조선업계 시운전 직종은 건조한 선박이나 해양플랜트를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각종 성능과 기능을 검증하는 절차로 건조 과정의 최종단계다. 보통 장비 및 시스템 관련 전문지식을 보유한 근로자들이 투입된다. 문제는 시운전 기간이 1개월 이상 늘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작업이 장기간 해상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근로자 교체가 어려워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게 된다. 현재 각각 3개월과 1개월로 한정된 탄력근로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체제에서 작업시간을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특히 해양플랜트 작업 기간이 길다. 시추 해역까지 이동해 설비를 설치하고 정상 가동 여부를 체크하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업무 시간 단축을 위해 승선 근로자를 늘리기도 어렵다. 거주 구역 협소 문제와 함
지난 5월말 삼성전자는 개발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시행할 새로운 근로시간 제도를 발표했다. 주 단위 자율 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에게 근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유연근무제를 7월부터 실시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한국 최대기업이자 글로벌 초일류기업 반열에 오른 삼성전자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선언하자, 재계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목이 집중된 것은 직원 스스로에게 근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무제'였다. 전통적으로 '관리'를 중시하는 삼성전자 문화를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는 개발, 사무직을 대상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만을 시행 중이다. 정작 관심을 모았던 '재량근로제'는 해당 제도만 도입했을 뿐 시행은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량근무제를 사내 근무 제도 중 하나로 도입했지만, 아직 시행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주 52시간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유연근로시간제 중 하나인 재량근로제 도입을 앞둔 사업체들이 혼란에 빠졌다. 재량근로제는 업무시간의 배분과 성과 달성 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위임하기에 사업주의 지시로부터 무한정 자유로울 수 있다는 오해,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외에 야간·연장 수당은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오해를 동시에 받고 있다. 재량근로제는 근로자 재량에 근로시간 배분과 업무수행방법을 위임할 필요가 있을 때 노사 서면합의를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정하고 그만큼 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근로의 양보다는 질 내지 성과에 의해 보수가 결정되고, 단순히 시간의 길이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게 적절치 않을 때 활용된다. 서면합의에는 △대상 업무 △사용자가 업무의 수행 수단 및 시간 배분 등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 △ 근로시간의 산정은 그 서면 합의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법적 의무가 아니지만 서면합의의 유효기간과 재량근
주 52시간 시대를 맞아 경직된 근로시간을 벗어날 수 있는 유연근로시간제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표적인 유연근로시간제도인 탄력근로제는 주 52시간 근로 원칙을 ‘한 주(週)’ 기준이 아닌 분기, 반기 혹은 1년 단위로 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최대 단위기간이 3개월이라 사업주들이 단위기간 확대를 요구하면서 최근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이외에도 4개 종류의 유연근로시간제가 다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도는 노사합의에 따라 1달 이내 일정기간 단위로 정해진 총 근로시간 범위 안에서 업무의 시작·종료시각과 1일 근로시간을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근로시간에 따라 업무량의 편차가 발생해 업무조율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 사무관리(금융거래·행정처리 등), 연구, 디자인, 설계 등에 적합하다. 선택적근로제 역시 ICT업계를 중심으로 단위기간을 3~6개월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장기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사업장에서 근로시간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소프트
고용노동부가 내년 초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주 52시간제 위반 단속을 벌인다. 이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근로감독관도 대폭 확충해 사상 최초로 3000명을 넘어선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올해 진행된 시정 위주의 주 52시간제 감독이 연말에 끝나고 내년 1월 1일부터 처벌 위주의 단속으로 바뀐다.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됐지만 산업현장에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반년간 사실상의 계도기간을 가졌다. 이는 올해 진행한 고용부의 실태조사 결과에 관계부처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올해 7100개 업체를 대상으로 370차례의 간담회와 830차례의 현장방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300인 이상이 근무하지만 대기업 또는 공공부문이 아닌 사업장들은 즉시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호소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계도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난 6월 정부에 전
직장인이 오전 9시~오후 6시, 사무실로 고정된 근무시간·장소를 여건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이용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60% 넘게 증가했다. 업무량에 따라 근무시간을 늘렸다가 줄이는 근로 형태를 이용하는 직장인 증가 폭은 전체 평균보다 컸다. 27일 통계청의 '2018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 2004만5000명 중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근로자는 167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유연근무제 활용근로자는 1년 전과 비교해 60.9%(63만4000명) 뛰었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2%에서 8.4% 확대됐다. 유연근무제는 직장인이 근로시간이나 근무장소를 변경할 수 있는 제도다. 유형은 △근로시간 단축근무제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무시간제 △재택 및 원격 근무제 △탄력적 근무제 등으로 나뉜다. 직장인이 하루에 8시간을 꼭 일해야 하는 대신 나눠서 근무할 수 있는 제도 이용
주 52시간제 보완을 위한 탄련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뜨거운 감자다. 정부, 여야, 노동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얽힌 실타래를 풀자면 연내 처리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내년으로 미뤄지면 주52시간제 시행 등과 맞물려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계-야당'에 포위된 與…경사노위 '힘싣기'=총파업도 불사한 민주노총의 행보에 정부여당은 야당과 노동계 양쪽으로 포위됐다.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한 정부 여당의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 다만 법 개정 시기나 접근 방법 등에서 신중해 진 것은 분명하다. ‘여야 합의 처리’보다 경사노위 논의 등 ‘노사 합의’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서 개악이라 반대만 하는 것은 책임있는 경제주체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 확대는 노동계에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물러났다. 강경으로 돌아선 민주노총 등 노동계를 달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선택지는 경사노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