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정치가 풀어야할 현안 산적해

최석환 기자
2019.01.17 04:3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정치가 지역경제를 망쳤다." 최근 다녀온 부산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이 공통적으로 꺼낸 말이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빼곡히 들어선 초고층 빌딩과 여기저기 새로 짓고 있는 아파트를 보며 감탄하고 있는 외지인의 시선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정치인들이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다 내쫓고 쓸데없는 개발사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창원이나 김해같이 기업이 많은 지역을 부산에 편입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하지 않고…"

실제로 '지역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택시기사들은 팍팍해진 서민생활의 주범으로 정치인을 지목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실 이런 사례가 아니더라도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있다.

신년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광주형 일자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당초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가 노·사·민·정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마련된 '적정(반값) 임금'으로 기업 투자를 유치, 극심한 고용난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한 것이다.

광주시는 2021년까지 광주 빛그린 산업단지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해 연 10만대를 생산하는 공장(독립 합작법인체)을 설립키로 하고,현대차에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정치권이 개입하고 광주시와 지역 노동계가 협상안을 번복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현대차 입장에선 최초 투자 검토안과 달라져 매력이 떨어진데다 노조 반대가 심해 '정치력' 발휘를 통한 협상 테이블 복원이 절실해졌다.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도 최근 낸 '수축사회'라는 책에서 "정치가 사회를 분열시키고 이권을 둘러싼 권력투쟁만 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갈등 조정과 미래 지향을 정치의 역할로 꼽았다.

연초부터 "우리 사회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독려한 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줄줄이 나서 광주형 일자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시작일 뿐이다.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등 정치가 풀어야 할 경제 현안이 산처럼 쌓여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최근 "경제계의 절박한 고민에 귀 기울이고 해법을 마련해 달라"면서 "희망의 싹은 모든 경제주체가 변해야 틔울 수 있고 변화의 촉매는 바로 정치 리더십"이라고 밝힌 심정을 곱씹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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