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현지에 법인이나 사업장을 가동하는 한국 기업들은 주재원 안전 문제로 안절부절 하고 있다.
출장 자제권고를 넘어 아예 주재원 한국 복귀를 추진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현지 법인 전체에 비상 연락망을 다시 짜는 기업도 보인다.
이 때문에 주재원의 대규모 철수 시 현지 공장 가동 등 사업에 큰 공백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발 '생산절벽' 우려다.
3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 전국 신종코로나 감염 누적 확진자가 9692명, 사망자가 213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전날보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982명, 43명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상황이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가자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대책도 한결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요 그룹사 가운데 중국에 직원들을 가장 많이 보낸 현대차그룹은 긴장의 끈을 죄는 모습이다.
현대차 그룹은 이미 지난 29일 중국 주재 현대차 및 협력사 주재원 가족들의 긴급 귀국을 권고하는 비상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에 체류하는 주재원 가족은 한국으로 일단 귀국하고, 한국에 있는 중국 현대차 주재원은 중국 입국을 보류하도록 했다. 귀국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그룹이 지원한다.
귀국한 주재원 가족들에게는 한국 도착 후 1주일간 친지나 지인 방문, 사업장 방문 등 외부 접촉을 삼가도록 권고했다. 현대차는 별도 지침이 있기 전까지는 중국 재입국을 권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국에 남은 주재원의 경우 재택근무를 통해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특히 필수 인력을 제외한 주재원들은 추가적으로 귀국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 전체에 비상연락망을 공유하는 등 최악의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장쑤성 옌청에 위치한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막기 위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무엇보다 중국 공장 재가동 시점이 미뤄진 탓에 국내 공장 생산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울산과 전주 공장 특근도 철회됐다.
지난 28일 중국 출장 자제를 지시한 삼성전자도 현지 주재원의 국내 복귀를 추진 중이다. 외교부 가이드 라인에 맞춰 우한 출장은 전면 금지한 상태다. 우한과 약 800㎞ 떨어진 시안에 삼성전자 반도체 2라인이 있다.
중국 우시와 충칭에 사업장을 둔 SK하이닉스는 별도의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주재원 건강 상태 파악과 복귀 등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 반도체 사업장 임직원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하고 예방법과 준수사항 등을 알리는 기본적인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에 사업장을 둔 포스코는 주재원 복귀 작업을 따로 진행하고 잇다. 이곳 주재원 4명 가운데 2명이 이날 전세기편으로 귀가한데 이어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SK종합화학은 10여명 가량의 우한 사업장 주재원들에 대해 한국 귀가 조치를 완료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시노펙과 합작한 중한석화를 통해 지난해 우한에 위치한 정유업체 '우한분공사'를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