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구연맹에 나타난 조원태 "주총 후 다 이야기하겠다"

우경희 기자, 최석환 기자
2020.03.24 17:18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기범 기자.

"끝까지 긴장을 안 놓겠습니다."

지난 23일 저녁 7시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11층 대회의실 앞. 기자와 만난 조원태 회장은 한 눈에 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배구연맹 총재인 조 회장은 이날 연맹 이사회 회의차 이곳을 찾았다. 지난주에도 연맹에서 열린 같은 회의에 참석했던 조 회장은 기자의 질문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조원태 "주총 마친 후 다 이야기 하겠다"

이날은 달랐다. 조 회장은 엘리베이터 앞까지 걸어가는 도중 기자가 다가가 "요즘 주주총회 준비로 무척 바쁘실 것 같다"고 질문하자 "(주총이)끝날 때까지 긴장을 안 놓겠다"고 운을 뗐다.

경영권 분쟁의 대척점에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가 이날 보도됐다. 이에 대해 묻자 조 회장은 "기사를 봤다"고 짧게 답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기자가 재차 "한진칼 주주총회 표 대결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고 묻자 조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이내 "주총을 마친 후에 다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이날 친누나인 조 전 부사장 측 3자 연합(조현아·KCGI·반도건설)과 수개월째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입을 열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조 전 부사장을 비난하거나, 어떤 반박도 하지 않았다.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정황상 착실히 한진그룹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조 회장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조 회장 측은 끝까지 안심하지 않고 주주 표심을 잡기 위해 말을 더 아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COVID-19)가 촉발한 전례가 없는 항공사들의 위기도 조 회장이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한 이유로 꼽힌다.

법원 3자연합 가처분 기각, 3.28% 지분 손실

27일 한진칼 주총 표 대결에서 조 회장이 우세할 것이라는 정황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단 법원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4일 조 전 부사장 측 3자 연합이 제기한 가처분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3자 연합은 지난 12일 법원에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 지분 3.70%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3자 연합은 이에 앞서 "반도건설이 주주명부 폐쇄 이전 취득한 한진칼 주식 8.28%에 대한 의결권을 모두 행사하도록 허용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날 3자 연합이 신청한 2건의 가처분을 모두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이는 곧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 지분 3.70%의 지분율은 각각 대한항공 직원들의 단결된 의지에 따라 조 회장이나 조 전 부사장 어느 한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 회장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법원의 이날 기각 결정으로 3자 연합의 한 축인 반도건설이 보유한 지분 8.28% 중 '경영참여' 목적으로 공시하지 않은 3.28%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0.1% 지분율도 아쉬운 상황에서 3자 연합 측 지분율은 3.28% 낮아지게 된 셈이다.

'힘의 균형' 무너진 한진칼 주가, 26% 폭락

이날 오전까지 상승세를 보이던한진칼주가는 종가 4만2600원으로 마감하며 전일대비 26.93%나 하락했다.

한진칼 주총 결과가 조 회장 쪽으로 쏠리고 있음을 시장이 감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던 주가는 주총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리자 급격히 무너졌다.

한진그룹은 이날 입장을 내고 "주주들의 한표 한표가 너무 소중하다"며 "투기 야합 세력의 농간에 흔들리지 않고 그룹과 대한항공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현 경영진 체제를 지지하는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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