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화재 '사망 사고'…자동차 전문가들이 본 진짜 원인은?

김성은 기자, 주명호 기자
2020.12.11 18:11
/사진=뉴스1

서울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테슬라 승용차가 벽에 충돌한 후 발생한 화재로 60대 차주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대리운전 기사 최모씨가 몰던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차량이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2층으로 진입하던 중 벽면에 충돌한 후 화재가 발생했다. 충돌 시 차체 변형 및 배터리 충격에 의해 배터리에서 착화된 화재로 추정된다.

당시 화재 신고 접수 13분 만에 특수 화재 진압에 쓰이는 화학차가 현장에 도착해 도착 2분 만에 불길은 잡았지만 배터리 프레임 내부까지 완전 진화하는 데 40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차주는 소방대 현장 도착 19분 후에야 차량 밖으로 구조됐는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 일반 차량 화재와는 성격 자체 달라

전기차 배터리 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전기차 화재 사고는 진압 자체가 특수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즉 리튬이온 전지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일반 화재 진압 방식으로 불을 끄는 것은 어렵다"며 "특히 물을 붓거나 하면 오히려 불길이 더 커져 차체 근처에 가기 더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전소할 때까지 완전 진화가 안되기 때문에 ESS(에너지저장장치)나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 파악이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기차 사고가 인명 사망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흔치 않다는 진단이다. 이 관계자는 "통상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초기 단계에 운전자가 직접 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하기 때문에 이번 사망 사고와 같은 경우가 흔한 것은 아니다"며 "이제까지 보도된 내용만으로 차주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추정하긴 어렵지만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차량 충격으로 탑승자가 정신을 잃었거나, 화재시 발생한 일산화탄소 등 가스 중독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 화재는 첫 불길 잡을 수 있지만 또 다시 화재 가능

이처럼 화재 진압이 어렵기 때문에 최근 전동 킥보드나 전기차처럼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진압을 위해 일부 소방서에서는 '금속화재 진압을 위한 소화기 적응성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홍승태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박사는 "통상 화재는 연소 후 재를 남기는 일반화재(A급), 유류에 의한 유류화재(B급) 등 A~D급으로 분류되나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이 분류에 속하지 않고 '열폭주'라 불린다"며 "즉 이 배터리 화재는 순식간에 1000도의 고온으로 치솟으며 불이 인근 배터리 셀로 옮겨가며 폭발, 화재를 낳는데 그 통제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기존 소화약제로 불길은 잡을 수 있지만 내부 열을 식힐 수는 없어 또다시 화재가 발생, 결과적으로 완진이 어렵다는 뜻이다. 해외에서는 부분 분사가 아니라 차체 전체 열을 한 번에 식힐 수 있는 다량의 물만이 효과적이란 보고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네덜란드 한 전시장에 전시됐던 BMW i8에서 연기가 감지됐을 때 해당 지역 소방대가 출동해 차량을 들어올려 아예 물이 가득한 용기에 담아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BMW블로그 캡쳐

테슬라 자체가 화재로 먹통(?), 전력 끊기면 문 안 열릴 수도

한편 테슬라 차량 구조상 전자식 개폐 방식이 전력 공급이 끊겼을 때 먹통이 돼 오히려 독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차량 안팎에서 문을 열기 어려워 탑승자 구조가 더 힘들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에선 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모든 전기차는 안전 규정상 전력 공급이 끊어져도 수동 개폐가 가능토록 설계된다"며 "충돌로 인한 구조적 파손으로 문이 안 열릴 가능성은 있지만 전기 문제로 문을 열지 못했다는 것은 잘못된 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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