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재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해 박람회 유치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유치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 유치활동에 직접 나선다. 해외진출 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치활동 시너지를 노린다.
유치위원회는 지난달 창립총회를 열고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삼성전자 대표(선임 중) 등 5대 기업의 총수들이 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외 포스코와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 10대그룹 모두 유치위에 참여한다.
유치위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5대 그룹이 부위원장직을 맡는 것에서 더 나아가 유치위 내에 5대 그룹 고위 임원급으로 구성된 실무협의회를 구성한다. 또 5대 그룹이 그룹 내 홍보전문가와 유치활동경험자를 유치위에 파견하기로 했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선 글로벌 홍보 활동이 필수적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현지 법인을 유치활동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단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정부 주도 행사 유치에 힘을 싣는 것은 사실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엔 하나의 특정 기업과 그 총수 1명이 전권을 맡아 유치전에 나섰다면, 이번엔 10대 그룹이 모두 유치전에 나서는 등 경제계가 더욱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박람회 개최 파급효과가 수조원에 이르는만큼, 부산에서 박람회가 개최될 경우 한국 기업들 역시 부수적인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치위는 "재계가 협업해 부산박람회 유치를 지원하기로 했고, 그 차원에서 5대 그룹이 유치위 부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 대를 이어받은 사례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10년전인 2009년부터 유치에 열을 올렸다. IOC 위원들을 만나기 위해 1년 반 동안 170일동안 해외 출장을 다녔다. 이 회장이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한 해외 출장으로만 지구 다섯 바퀴를 넘게 다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역시 2012년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구 세 바퀴를 돌며 세계정부인사를 만나는 등 온 힘을 쏟았다.
삼성전자가 맡을 부위원장직은 현재 공석인 상태지만 재계는 사실상 이 부회장이 이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위원장 임명 당시엔 이 부회장이 수감 중이었던만큼 이름을 올리기가 다소 조심스러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룹, 회사 차원에서 부산 박람회 유치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는 이번 부산박람회 개최를 위해 각 기업의 글로벌 기업 경영 활동 분야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부문 위주로 유치 활동에 필요한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5대 그룹 대표들은 부산박람회 유치 재계 간담회에서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등과 일심동체가 돼 각자가 가진 경험과 지식, 국내 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치활동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