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ko-Tex Standard 100'
국제 인증 마크다. 섬유나 가죽의 생태학적 안전성을 까다롭게 테스트한 뒤 등급을 매긴다. 소비자가 유해물질 함량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라벨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하는 '섬유 분야 유해물질 테스트'로 알려져 있다.
인증 등급은 4가지다. △1등급=36개월 미만 유아용 제품 △2등급=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제품(예: 셔츠, 속옷, 매트리스 등) △3등급=피부에 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제품 △4등급=피부에 직접 닿지 않는 장식 제품(예: 카펫, 커튼) 등이다.
심의가 까다로워 인증받으면 '안전한 섬유'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산업계에선 'Oeko-Tex Standard 100'(이하 오코텍스 인증)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 중이다. 하지만 여기엔 소비자를 기망하는 '눈속임'이 팽배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코텍스 인증 대상은 꽤 많다. 가공되지 않은 원사, 염색 가공 후 직물, 모든 유형 소비재(완제품) 등이다. 인증 범위가 넓기 때문에 판매업자들이 이를 역이용,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이천 헷세드 본부장은 "가구 업계의 '소파'를 예로 들면, 소비자가 최종 갖는 제품은 컬러 염색이 모두 끝난 완제품 소파"라며 "원부자재 업자가 염료 가공 전 베이스 원단 상태로 인증받은 걸 가지고 판매자들은 마치 완제품으로 오코텍스 인증을 받은 것처럼 마케팅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스 원단으로 오코텍스 인증을 아무리 받아도 결국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컬러를 입혀야 하는데, 이 염색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이 속지 않으려면 오코텍스 인증서 내 2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책임 실명 명시'와 '원단·컬러 명시'입니다."
김 본부장은 "인증서 내 책임 실명(인증 취득자)을 꼭 확인해야 한다"면서 "최종 제품에 대해 전혀 책임 없는 제3, 4의 원부자재 업자가 취득한 베이스 원단 인증서를 소비자에게 보여주면서 완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증서상에는 원단·컬러도 명시돼야 한다"며 "소비자는 색상을 입힌 완제품을 사는 것인데, 인증서에 컬러가 명시돼 있지 않다면 이 역시 완제품에 대한 인증서가 아닌, 원부자재 업자의 베이스 원단 인증서를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 경우 결국 소비자는 염료에 의한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저희는 소파와 침대 등 완제품으로 오코텍스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인증서엔 17개 각각의 컬러가 모두 명시돼 있죠. 정직한 비즈니스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는데 업계의 행태를 보면 분통이 터집니다. 업계에선 등급 표시가 없는 인증서도 허다해요. 소비자는 등급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김 본부장은 소파 등 가구에 흔히 쓰이는 플로킹(flocking) 공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플로킹'이란 합성피혁 등에 본드를 바른 후, 그 위에 0.2~0.5㎜의 매우 짧은 섬유(플록, flock)를 붙이는 공법을 말한다. 보석함, 상장표지 등 벨벳류가 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김 본부장은 "플로킹의 문제점은 원사에 붙인 미세 섬유(플록)가 마찰로 인해 분리되는 데 있다"면서 "이 플록들이 호흡기로 들어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제조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폐 질환을 야기하기도 한다"고 했다.
"플로킹은 수십 년 전부터 널리 범용화된 소재입니다. 가구 업계에서는 이런 식으로 만든 소파를, 마치 신소재인 것처럼 '스페인 첨단 신소재다, 이스라엘 첨단 소재다'라고 홍보합니다. 가구 업계가 소비자를 속이는 일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내 가족이라면 그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