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어머니께 알렸지만 되려 혼이 났다는 6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이 여성은 무책임한 부모 대신 막내 남동생을 뒷바라지해 대학을 보내고 결혼까지 시켰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충격적인 가족사를 고백한 6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1남 2녀 중 첫째 딸로 태어나 여동생과 남동생이 하나씩 있었다. 다섯 식구는 가난해 단칸방에서 함께 생활했다. 부모님은 일정한 직업 없이 동네에 일이 생길 때마다 일하러 나가셨다.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 어머니와 자식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A씨와 여동생은 맞아서 머리가 찢어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말리기는커녕 남동생만 데리고 도망치거나 온몸으로 감싸 안으며 보호했다.
그러던 와중에 일이 터졌다. 초등학생이던 A씨가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A씨는 고민 끝에 어머니에게 털어놨으나, 어머니는 되려 A씨를 꼬집고 때리면서 "여자애가 처신을 똑바로 해야지, 거기를 왜 따라갔냐?"고 탓했다.
A씨는 결국 여동생을 데리고 공장에서 일하겠다는 명분으로 집을 나왔다. 중학교 진학도 포기하고 종일 일했지만, 월급의 90%는 부모님이 직접 공장으로 찾아와 받아 갔다. 부모님은 그 돈을 밑천으로 장사까지 시작했다.
A씨는 "그렇게 번 돈으로 남동생 대학까지 보냈다. 돈 걱정 없이 자란 남동생은 빈말이라도 '고맙다'라고 한 적이 없다. 남동생이 결혼할 때도 부모님이 남편을 찾아가 거금을 받을 것으로 안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남동생이 결혼해서는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했는데, 부모님은 '남자가 돈 없으면 기죽는다'라면서 돈을 다 돌려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동생이 어머니를 모실 줄 알았지만, 어머니는 '아들 고생시킬 수 없다'라며 한사코 거절했다"라고 덧붙였다.
아들 집에 못 가겠다던 어머니는 허리 수술을 받은 후 A씨의 집에서 반년 넘게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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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내가 그렇게 모셨는데도 돈은 꼭 남동생에게 가니 억울했다. 남동생에게 지금이라도 과거의 상처(성폭행)를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은데, 어떻게 보면 동생에게 창피하기도 하고 내 얼굴에 침 뱉기인 것 같기도 하다"고 고민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누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몰랐네. 참 힘들었겠다'라는 말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털어놓는 게 정답일지 아닐지 알 수 없어서 고민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들은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내 상처를 털어놓고 싶다고 하면 찬성이다. 다만 얘기한다고 해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안타까워할 수도 있지만 자기방어에 의해 자기를 보호하는 얘기들로 또 상처를 줄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혹시나 상속 등 앞으로 있을 법적 문제를 대비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상속받지 못하진 않겠지만 남동생이 받아갔던 내용이나 증거를 수집하고 모아둘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