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에 들러 디지털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한다. 영화관에선 디스플레이 속 상영 정보를 확인한다. 공항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엔 비행 정보가 시시각각 표시된다. 길거리 옥외 전광판에서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뉴스를 본다.
디지털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가 일상 속 깊숙이 들어오면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늘어난 시장 수요에 맞춰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26년 359억4000만달러(42조8404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197억8000만달러(23조5777억원)와 비교하면 8년만에 시장 규모가 2배 커지는 셈이다. 조사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7.8%로 예상된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보여주는 사이니지를 의미한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효과적인 광고 방식과 향상된 고객경험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이후 비대면을 선호하면서 스크린을 이용한 정보 전달 방식이 많아진 것도 사이니지 시장 성장을 가속화시켰다.
일반 소매와 숙박, 교통, 교육, 의료,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 분야가 디지털 사이니지를 사용한다. 단순한 전광판 기능에서 더 나아가 예술작품을 담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진열대에 진열된 제품 정보를 안내하고 결제 기능도 제공한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삼성전자의 디지털 사이니지 점유율은 27.6%, LG전자가 17.1%다. 3위인 일본 NEC 점유율이 약 3%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 업체들이 점유율 44.7%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사이니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SM타운 외벽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LED(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는 1620㎡(제곱미터)로 국내 최대 크기다.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 디스트릭트가 '웨일'(whale·고래)을 선보이면서 유명세를 탔다. 올해 초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전자 전시회 'CES 2022'에서 삼성전자의 사이니지가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모빌리티 기업 부스가 모인 웨스트홀을 장식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종이메뉴판 없는 디지털 매장을 콘셉트로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스마트 아웃도어 사이니지를 공급했고, 올해 초엔 키오스크(무인 결제시스템) 속 디스플레이 사이니지를 넘어 완제품을 개발해 선보였다.
LG전자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속 초대형 사이니지 설치 등 LED사이니지뿐만 아니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를 이용해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OLED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만큼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동일한 화질을 보여준다. 플렉서블(구부려지는) 폼팩터(기기형태) 구현 역시 가능하다.
지난해 말엔 경주 유네스코 세계유산 미디어 홍보관인 '살롱 헤리티지'에 OLED 플렉서블 사이니지와 투명 OLED 사이니지, LED사이니지를 설치했다. 플렉서블 사이니지로 조성된 미디어 터널에선 세계유산의 탄생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사이니지 시장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를 사용한 사이니지를 내놨다. 마이크로 LED는 초소형 LED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OLED 뒤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베젤(테두리)가 없어 맞춤형 디자인에도 적합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 '더 월 프로페셔널'을, LG전자는 2020년 '매그니트'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사 최고 혁신 기술이 집약된 디스플레이 '더 월'의 끊임없는 혁신과 차별화된 라인업으로 디지털아트, 하이브리드 클래스룸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ID사업부장 백기문 전무는 "LG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이 담긴 다양한 사이니지 솔루션을 앞세워 상업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