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모에 걸맞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말 에코프로 계열사 일부 임직원들이 에코프로비엠 주식에 대한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단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터져 나온 한 재계 관계자의 첫 마디다.
그도 그럴 것이 에코프로비엠은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 대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 입지를 확인하고 있던 차였다. 해외 진출도 막 가시화되던 때다. 앞선 오창 공장 화재까지 겹치며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고점(2021년 11월18일·56만7500원) 대비 38.7% 빠졌다.
시장에서 '핫한' 배터리 관련 기업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세는 드라마틱했다. 자산총계는 지난 2016년 2292억원에서 지난해 1조4263억원으로 6배 넘게 불었고 이 사이 매출액은 1000억원 남짓에서 1조4856억원으로 약 15배 늘었다. 중소기업에서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할지라도 현재 시가총액은 7조8000억원이 넘어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다.
에코프로비엠이 보여주는 수치만 놓고 보면 성장성엔 이견이 없어보인다. 최근엔 실적발표 설명회를 통해 북미향 장기 계약분을 반영, 2026년 양극재 생산능력 전망치를 기존 48만톤에서 55만톤으로 약 14.6% 늘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시장이 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엔 불안감이 잔존한다. 일각에서는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소신 발언들을 내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슈들이 펀더멘탈과 무관하단 사실을 확인했지만 공장 재가동 시점과 내부자 거래 이슈 추이는 지속 확인이 필요하고 당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도 해당 이슈들의 긍정적 해결을 전제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진정한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가장 큰 불확실성인 ESG, 준법 경영의 정상화 여부가 핵심일 것"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은 조만간 이번 일을 ESG 경영 계기로 삼을 쇄신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기업 규모를 생각한다면 진작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할 준법 경영 시스템이 마련됐어야 한단 점에서 아쉽다. 에코프로비엠의 위기는 이 기업에 소재를 의존중인 우리 배터리 기업들로도 전가될 수 있다. 이번 쇄신안 발표는 에코프로비엠이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1차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견기업 다운 쇄신을 보여줌과 동시에 예비 중견기업들에게도 모범이 될 만한 선례를 만드는, 전화위복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