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후 현장 경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 삼성SDI 등이 모여 있는 경기도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장 내 위치한 구내 식당에서 오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취임 직후 광주사업장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현장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신분이던 지난 8월에도 수원사업장을 찾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에서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해 보고받고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이들을 격려했다.
아울러 수원은 삼성그룹 전반의 차세대 기술을 이끄는 연구개발(R&D)의 메카 삼성종합기술원이 위치한 곳이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도 종종 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수원 R&D 센터 내 약 2000평 부지 규모에 전고체 전지 양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짓고 있다. 전고체 전지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를 쓴 것으로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번 충전으로 900km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꿈의 배터리'라 불린다. 전기차 배터리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기에 각국 배터리 업체들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삼성SDI는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그룹의 이번 방문에서 미래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지를 두루 돌고 현안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여건 속 현장 방문에 속도를 내며 위기극복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초격차 기술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15일 특별 사면복권 이후, 2016년 이후 사실상 멈췄던 삼성의 경영 시계를 제대로 앞당기려면 이 회장으로서는 1분 1초가 아쉬운 현실이다.
실제로 8월 이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을 기점으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사업장을 방문하며 숨가쁜 일정을 이어갔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일정도 소화 중이다. 지난 9월 멕시코, 파나마 등 중남미와 캐나다, 영국 등을 돌아본 뒤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회사를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말 회장 취임 후 공식 방문일정지로 삼성전자 광주 사업장을 택한 뒤 생활가전사업부 지역 협력회사도 방문, 상생협력 강조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8일에도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서버용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의 첫 출하식을 지켜본 것은 물론 같은 날 연이어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았다. 동아플레이팅은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