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현실화로 선박 탄소배출 감축이 시급해진 가운데 국내외 해사산업 관계자들이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산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 2025 첫날 '조선해양의 스마트에너지 세션' 컨퍼런스는 '탈탄소-디지털화 시대, 해사산업의 미래를 보다'를 주제로 글로벌, 국내 기업과 연구소들이 해사산업의 탈탄소 미래를 모색했다.
IMO는 2050년 해운산업 넷제로(순배출제로)를 목표로, 이를 이행하기 위한 '넷제로 프레임워크'를 지난 4월 승인해 이번주 채택 과정을 밟고 있다. 새 프레임워크가 채택되면 선박들은 탄소배출량에 비례하는 탄소비용을 물어야 하는만큼, 해사산업에서 탈탄소는 '발등에 불'이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술기업 ABB의 알프 카레 오드나네스 해양·항만 AMEA(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 총괄(부사장)은 '해양의 미래를 설계하다: 전기화와 디지털화를 통한 탈탄소 전환'을 주제로 발표하며 전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드나네스 부사장은 "오늘날 선주들의 딜레마는 규제, 기술, 지정학적 상황이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서 현재 설계 중인 선박들이 앞으로 20~25년 동안 운항될 것이란 점"이라며 "선박에 전기 인프라를 탑재하면 전체 선박 추진 시스템을 바꾸지 않아도 새로운 에너지와 기술을 연결할 수 있다"고 했다. 탄소 배출을 줄인 대체 연료로의 전환 흐름은 명백하지만, 새 연료 중 어떤 연료가 표준이 될 지가 불투명하고, 이 대체연료가 전통적인 화석연료 보다 비싸기 때문에 이런 과도기에서 전기화가 선주들의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것.
한국의 대표 해운사인 HMM의 김민강 상무는 '해운 스마트에너지 로드맵: HMM 탈탄소 전략'을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선사 입장에서의 탈탄소 전략을 소개했다.
HMM은 2045년 넷제로를 목표로 한다. 김 상무는 "기존 연료 탱크 효율을 1이라 할 때 대표적 대체연료인 메탄올은 2.5, 암모니아는 3.1, 수소는 거의 5배의 용량이 필요하다"며 "컨테이너가 선적할 수 있는 화물량이 줄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선박에 새 기술을 계속 도입해 연료 소모량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기존 선박을 어떻게 개조해 운영할 지도 큰 과제 중 하나"라고 했다.
송강현 한국선급 친환경선박해양연구소 소장은 "IMO의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조선해운을 뒤흔들 역사적 규제"라며 "탈탄소 대응을 잘 못하면 돌아올 길이 없을 수 있지만 잘 대응하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송 소장은 "현존하는 선박의 96%가 화석연료인 선박용 중유(HFO)를 쓰는데, 이는 점진적으로 건조 수요가 늘어날 거란 의미라 (조선사에) 좋은 소식"이라 했다. 다만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 합병으로 중국에 '공룡' 조선사가 탄생하는 건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만든다"고 했다.
강희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친환경개발연구본부장은 'K-조선의 미래: 친환경 선박 실증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재 운항중인 선박을 앞으로도 계속 운항해야 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활용 기술이나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