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앞두고 해외 출장 중 급거 귀국

이재용 삼성전자(270,500원 ▼25,500 -8.61%) 회장이 노동조합의 대규모 파업 예고와 관련해 "한 몸 한 가족으로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16일 밝혔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공항(SGBAC)으로 입국하며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전 세계 고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항상 삼성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채찍질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매서운 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자"고 강조했다.
또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선 정부 측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시는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고객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올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20년 이후 6년만이다. 사과 발언 중에는 세 차례에 걸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노조의 대규모 파업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출장 중 급거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가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 사측은 지난 15일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며 추가 협상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노조는 "6월7일 파업 종료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파업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반도체 부문 경영진은 전날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찾아 노조와 면담하고 교섭 재개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노조 측은 전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직원들이 경영진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과급 기준의 투명화, 상한 폐지, 제도화 방안 등이 논의돼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도 "초기업 노조는 교섭 재개를 위해 사측 대표교섭위원을 교체할 것, 사측의 실질적인 입장 변화가 선행될 것을 요청드렸다"며 "교섭이 재개된다면, 책임 있는 자세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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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일부에서는 강제조정 절차인 긴급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긴급조정이 시행되면 노조는 쟁의를 중단해야 하고 30일 동안 쟁의를 재개할 수 없다. 다만 긴급조정권 발동은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