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57조 송전망 시장 열린다…"한국에 좋은 투자 기회"

권다희 기자
2025.11.06 05:01

[인터뷰] 맥그리거 영국 에너지규제청(Ofgem) 이해관계자 협력 책임자
송전망 확충 시급한 영국, 시장 지렛대로 속도
민영화 된 英 에너지 시장, 정부 감독으로 공공성과 균형

제니퍼 맥그리거 영국 에너지규제청(Ofgem, 오프젬) 이해관계자 협력 책임자/사진제공=주한영국대사관 /사진=사진제공 = 주한영국대사관

"우리의 초점은 송배전망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제니퍼 맥그리거 영국 에너지규제청(Ofgem, 이하 오프젬) 이해관계자 협력 책임자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소재 영국 대사관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공공성과 효율성의 균형이 민영화 된 영국 전력 시장에서 에너지 감독 기관의 가장 큰 과제"라 강조했다. 더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전력망을 만들고 운영하되 전력망의 신뢰성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을 찾는 게 목표란 의미다.

영국 전력시장도 송전망 구축 시급

오프젬은 영국 에너지 시장 소비자를 보호하고 공정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 감독 기관이다. 영국은 전력·가스 등 에너지 부문을 1980년대부터 민영화하기 시작해 현재 발전, 송전, 배전, 전력과 가스 판매를 모두 민영화했다. 지난 2000년 태동한 오프젬은 가격통제 등 강력한 수단들을 사용해 에너지 시장의 민간 사업자들을 감독한다.

전력망 확충은 현재 영국 전력시장에서 '발등에 불'이다. 재생에너지를 급격히 확대했지만 송변전선 건설이 발전설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영국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2030년 43~50 GW(기가와트)로 늘릴 예정이다. 오프젬 관계자들이 방한한 이유도 송전망 확충에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제도들을 소개하고 한국측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2010년 개시된 OFTO(Offshore Transmission Owner, 해상송전사업자), 신설된 CATO(Competitively Appointed Transmission Owner, 경쟁입찰송전사업자)가 그 제도다.

그래픽=임종철

그래픽=임종철

부족한 재생에너지 송전망 '시장' 활용해 구축

OFTO는 해상풍력발전소와 육상 전력망을 연결하는 송전선로의 소유·운영권을 민간 사업자에 경쟁입찰로 매각하는 제도다. 처음 전력망 건설은 개발사가 하지만 해상풍력 단지 완공 즈음 입찰을 통해 낙찰된 사업자가 이 전력망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OFTO 제도로 14GW에 해당하는 28개 프로젝트가 해상풍력을 육상 전력망에 연결했다. 누적 투자 규모는 약 100억 파운드(약 19조원)다. 송전망의 효율적 운영이 목적이다. 2023년 영국 정부 평가에 따르면 OFTO가 소비자 비용을 8억 파운드(약1조5000억원) 이상 절감했다.

CATO는 OFTO의 '육상 버전'이다. 영국의 기존 3개 송전사업자 외 신규 민간 사업자에게 일부 육상 송전망 건설을 개방한다. OFTO가 이미 건설된 송전망을 입찰하는 제도인 반면 CATO는 건설부터 새 민간 사업자가 담당하는 게 다르다. 맥그리거 책임자는 "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신설되는 구간에 경쟁과 민간 참여를 도입하기 위한 제도"라며 "현재 지역을 식별하는 과정"이라 했다.

이 같은 제도의 도입과 확대는 화석연료 시대 중앙집중형 전력시장 구조에서 탈피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에 나선 영국의 변화 속도를 드러낸다. 25년 이상 에너지 산업에 몸 담아 온 맥그리거 책임자는 "전기차 확산, 가정 내 스마트 기기 보급, 지붕 태양광 등 전력 사용 형태 변화로 에너지 흐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분산화가 미래 에너지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기본 모델이 될 것"이라 했다.

영국 주요 송전망 민간 입찰 제도 요약/그래픽=윤선정
전력 거버넌스 변화…"취약계층 필요도 주시"

그는 "이런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송배전망이 더 지능적이고 유연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새로운 전력망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분산형 에너지 체계로 전환되는 환경에서 배전망 운영자들이 취약계층 소비자의 필요를 얼마나 잘 충족하는지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전력망 확충 비용을 시장을 통해 조달하면서 공공성을 유지하려는 '균형잡기'는 전력망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OFTO의 IRR(내부수익률)은 한자릿수 중반대에서 후반대다. 20년간이란 기간도 보장된다. 민간 사업자에게 참여할 유인을 주는 수준의 수익률이란 평가다. 지금까지 유럽, 북미, 호주, 일본, 중동 등에서 지분 투자자와 기술 운영자·자문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참여해 왔다.

맥그리거 책임자는 "목표대로 2030년까지 약 30GW의 신규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만들어진다면 수년간 약 30개 자산이 추가로 시장에 나온다"며 "이 경우 투자 규모는 약 300억파운드(약 57조원)"라 했다. 맥그리거 책임자는 "곧 추진될 부유식 해상풍력 OFTO 프로젝트 참여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영국의 에너지 부문은 한국 기업들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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