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 전문가'인 류재철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HVAC(냉난방공조)와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등 신사업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뤄온 LG전자가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7일 류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CEO로 선임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부회장 승진 하마평에 올랐던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CEO는 건전한 세대교체 등을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류 신임 CEO는 생활가전에서 시작한 LG전자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을 생활가전 R&D(연구·개발)에 종사한 '기술형 사업가'로 평가돼서다. 특히 2021년 류 신임 CEO가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에 오른 후 3년간 생활가전 사업에서 연평균 성장률 7%를 달성했다. 중국과의 경쟁 심화, 가전 수요 둔화 등 '레드 오션'으로 평가되는 글로벌 가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성과다.
류 신임 CEO는 고객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업계 패러다임을 선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가전 구매 후에도 지속적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UP가전(업 가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북미와 유럽 등으로 확대돼 누적 업그레이드 횟수는 최근 2000만건을 넘어섰다. 가전 구독 역시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2조원에 육박한다.
이와 함께 올해 '스윙생산체제'를 앞세워 미국 통상 정책 변화로 인한 타격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미국 관세 영향에도 올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늘었다.
류 신임 CEO 선임으로 공석이 된 HS사업본부장은 백승태 키친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이 맡는다.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은 유임됐다. 은 부사장과 이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LG전자는 기존 4개 사업본부(HS·MS·VS·ES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한다. HS사업본부는 빌트인, 빌더 중심인 가전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글로벌 확대와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HS B2B해외영업담당을 신설한다. HS사업본부 산하의 빌트인·쿠킹사업담당은 사업부 체제로 격상한다. 또 기존 로봇선행연구소에서 담당하던 일부 기능을 이관,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하고 가정용 로봇 영역 미래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MS사업본부는 TV사업부와 IT사업부를 통합해 디스플레이사업부로 운영한다. 디스플레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스플레이상품개발그룹도 신설한다. ES사업본부는 데이터센터와 원전 등 산업용 냉각솔루션을 포함해 사업을 전담하는 어플라이드사업담당을 새롭게 꾸린다. 지분투자와 M&A(인수·합병) 등 기회 발굴을 위해 ES M&A담당과 ES해외 영업담당도 신설한다.
이밖에 LG전자는 사장 2명, 부사장 2명, 전무 9명, 상무 21명 등 총 34명을 승진시켰다. 인사 규모는 지난해 46명보다 소폭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