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 수주전에 국가대표로 나선 정의선..배경은?

박종진 기자, 이원광 기자, 유선일 기자, 최경민 기자, 강주헌 기자
2026.01.26 16:40

(종합)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특사단 전격 합류

(라스베이거스=뉴스1) 황기선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가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를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뉴스1) 황기선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6일 정부의 방산 특사단에 전격 합류하면서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이 새 국면을 맞았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수주의 대가로 현대차의 현지 공장 건설을 요구해온 상황에서 그룹 총수인 정 회장이 등판한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본지 1월26일 보도 [단독] 정의선·김동관 다 간다…60조 잠수함 수주전 '팀 코리아' 참조)

직접 당사자 기업도 아닌데 정 회장이 나섰다는 건 그만큼 이번 수주전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3000톤급 디젤 잠수함 12척을 만드는 20조원의 건조 비용 외에도 40조원에 달하는 유지·보수·운영(MRO) 수익을 포함하면 최대 60조원,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방위 사업이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꾸린 '팀 코리아'는 CPSP 최종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지만 갈길이 멀다. 오는 3월 최종 제안, 올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일정이 남아있다. 경쟁 상대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다. 수주전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 대결로 부각되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CPSP를 위해 폭스바겐 등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배터리·에너지·광물 패키지 협력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을 이끌고 있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독일은 자동차와 첨단화학 등 제조업 강국이고 우리가 잠수함 개발 초기에 독일에서 기술을 전수 받은 점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 회장이 결단하게 된 배경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캐나다와 사업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가장 협력할 여지가 많은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 현대차그룹이고, 그래서 정 회장이 국익과 그룹의 미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물론 캐나다 정부가 기대하는대로 자동차 공장 등을 신규로 짓는 건 현대차의 복안이 아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이미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등 북미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캐나다에 별도 공장을 건립하는게 중복 투자일 수 있다. 1989년 국내 완성차업체로는 최초로 연산(연간생산량) 10만대 규모의 캐나다 브로몽 공장을 세웠다가 4년만인 1993년 사업을 철수하며 쓴맛을 봤던 이력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차의 주력 사업으로 떠오른 로보틱스를 비롯해 수소 생태계 확장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소 생태계 확장의 경우 한화와 현대차의 미래 전략으로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한화는 주력인 태양광과 연계한 수소 생산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고 현대차 역시 수소차 시장 선두주자로서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 당장 상용화는 어렵더라도 수소 경제를 지향하는 두 그룹의 이해관계가 잠수함 수주 등 국가적 과제에서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도 현지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한국과 캐나다의 협력 정책과 풍부한 천연자원 등 강점을 활용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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