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3년치 수주 채웠다"…K전력기기 빅3, 매출 15조 돌파 '사상 최대'

김도균 기자
2026.02.09 05:30

송배전 수요 함께 슈퍼사이클 당분간 지속
송전 투자→배전 설비교체 시간차 있는 일반적 전력망 투자 사이클과 달라

전력기기 3사 실적/그래픽=김다나

글로벌 전력기기 호황에 힘입어 국내 전력기기 '빅3'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이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15조102억원, 영업이익은 2조1692억원에 달했다. 2024년 합산 매출 12조7691억원, 영업이익 1조4212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17.5%,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가장 큰 성장을 기록한 곳은 효성중공업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각각 21.9%, 106% 성장했다. 특히 전력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중공업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1483억원, 6988억원으로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4조795억원, 영업이익 995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23%, 49% 늘었다. LS일렉트릭 역시 매출 4조9622억원, 영업이익 4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9.6%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일진전기의 경우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영업이익 1478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24년 797억원 대비 약 2배가 늘어난 규모다.

송전에 쓰이는 초고압 변압기를 주로 공급하는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일진전기와 배전용 변압기를 주력으로 삼는 LS일렉트릭의 동반 상승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전력망 투자 사이클에서는 대규모 발전·송전 투자가 먼저 이뤄진 뒤 배전 설비 교체 수요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북미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난 동시에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송전과 배전에 필요한 전력기기 수요가 함께 급증했다.

이미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국내 전력기기 업체는 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도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 수주잔고는 11조9000억원, HD현대일렉트릭은 67억3100만달러(약 9조8500억원), LS일렉트릭은 5조원 규모다. 이를 합산하면 3사의 수주잔고는 약 27조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기기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북미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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