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단맛' 못 끊어… 굳어버린 과점 탓

박광범 기자
2026.02.13 04:02

설탕시장 특수성에 빅3가 장악, 2007년 이후 또 적발
다음은 밀가루·달걀·돈육… 경제적 제재 강화도 추진

설탕 담합 제당 3사 과징금 부과 내역/그래픽=김지영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설탕 판매가격 담합제재는 '담합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통한 물가인상과의 전쟁'에 나선 공정위 제재의 신호탄 격이다. 공정위는 설탕에 이어 밀가루, 달걀, 돼지고기 등 담합의혹도 신속히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생활밀접 품목의 가격인상 과정에서 담합, 편법 등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위법이 확인되면 '가격 재결정명령' 등 엄정조치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담합사건 관련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과징금을 처분한 배경에는 설탕시장의 특수성이 존재한다. 설탕시장은 수십 년째 사실상 과점체계를 유지 중이다. 1954년 제일제당 설립 이후 부산제당 등 몇 개 군소업체가 진입한 적이 있지만 곧 퇴출됐고 주로 현재 제당 3사가 시장을 장악한다.

여기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 정부는 1994년 설탕수입 자유화 당시 조정관세 60%(현재 기본관세율 30%)를 적용하는 등 안정적 수요를 위해 무역장벽을 세웠다. 제당 3사가 약 89%(2024년 내수 판매량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제당 3사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전쟁 등에 따른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시점에 담합을 벌인 점을 공정위는 꼬집었다. 이들의 담합이 반복적으로 일어난 것도 문제가 됐다. 실제 제당 3사는 2007년에도 같은 혐의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설탕 담합사건을 마무리한 공정위는 식탁물가를 들썩이게 하는 추가 담합사건 제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밀가루와 전분당(올리고당·물엿 등), 달걀, 돼지고기 등이 대상이다.

최근 달걀가격 담합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대한산란계협회에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격)를 보냈고 밀가루와 전분당에 대해서도 담합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이재명 대통령의 물가 집중관리 지시에 따라 가격인상률, 시장 집중도, 국민생활 밀접도 등을 기준으로 불공정거래 우려품목을 선정해 집중관리할 방침이다. 법 위반혐의가 확인되면 공정위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합동조사에 나선다. 조사결과 담합이나 독점력 남용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견된 품목에 대해선 가격 재결정명령까지도 고려한다. 가격 재결정명령은 위법행위로 형성된 가격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 재산정토록 하는 시정조치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부당이득보다 더 큰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되도록 제도개선도 추진하겠다"며 "담합사건 과징금의 법정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높이는 관련 법 개정과 함께 시행세칙과 고시개정을 통해 법 위반을 억제하는 수준의 경제적 제재가 부과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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