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부진에 머물렀던 기업들의 경기 기대감이 4년 만에 되살아났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수출 품목의 선전이 기업 심리 개선을 견인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102.7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종합 BSI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상회한 것은 2022년 3월 이후 4년만이다. BSI가 100을 웃돌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제조업 BSI는 전월(88.1)보다 17.8p(포인트)오른 105.9를 기록하며 24개월만에 '긍정'으로 전환됐다. 이는 2021년 5월(108.6) 이후 4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면 비제조업 전망치는 99.4로 기준선에 소폭 못 미쳤다.
제조업 세부 업종 10개 중 부정 전망을 기록한 업종은 식음료·담배(94.7)가 유일했다. 지수값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전력 인프라·설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장비 업종이었다. 전월 대비 지수 상승 폭이 가장 큰 업종은 신학기 의류·신발 등 소비 수요 기대감이 반영된 섬유·의복, 가죽·신발 업종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반도체·자동차·컴퓨터 등 주요 품목의 수출 개선과 2월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기업 심리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에서는 완만한 내수 회복세에 힘입어 도소매(111.8)와 여가·숙박·외식(108.3)이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건설을 제외한 전기·가스·수도 등 4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100)이 기준선에 걸쳐 지난해 6월 전망(101.9)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자금사정 93.5 △고용 94.7 △투자 96.4 △채산성 97.9 △내수 98.5 △재고 103.0 등은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재고의 경우 기준선 100을 상회할 경우 재고 과잉으로 부진하다는 의미다.
한경협은 "부문별 BSI에서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나타난다"면서도 "재고와 자금 사정을 제외한 전 부문 전망치가 전월 대비 상승해 기업 심리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 지속으로 장기간 부진했던 기업심리가 호전된 것은 매우 유의미한 변화"라며 "이번 기업 심리 개선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는 규제 개선 등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 확충으로 경기 심리 회복의 모멘텀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