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금 6.2% 올리고 특별보상도 꺼내들었지만..노조 이견에 결렬

최지은 기자
2026.03.04 17:10

성과급 상한 폐지 두고 입장차 못 좁혀…노조 쟁의권 확보 절차 착수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삼성전자가 2025년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16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체 분기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넘겼다. 한국 기업 최초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3.8% 증가한 93조8374억원, 영업이익은 209.2% 증가한 20조73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333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4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2026.1.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 과정에서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핵심 쟁점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 여부를 두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사내 공지를 통해 협상 결렬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2026년 임금협상과 관련해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내 공지글을 게재하고 "임금협상 타결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해 회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3일 중노위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OPI 산정 기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번 회의에서 사측은 △임금 인상률 총 6.2% 상향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주택대부제 최대 5억원 지원 △패밀리넷 100만 포인트 지급 △고정시간외수당 시간 수 12시간으로 축소 △장기 근속 휴가 확대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OPI 재원 문제를 두고서는 이견이 노출됐다. 삼성전자와 계열사는 연간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투자금 등 자본 비용을 제외한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OPI를 산정한다. 다만 EVA의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지 않아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사측은 OPI 재원을 기존 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메모리 사업부를 대상으로 영업이익 100조원당 OPI 100% 수준의 특별포상을 지급하고 반도체 연구소 등 유관 조직에도 메모리 특별포상 지급률의 70%를 일회성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역시 적자 개선도에 비례해 최대 상여 기초의 500%까지 지급하는 특별 인센티브 정책을 내놨다.

사측은 "단순히 OPI 상한을 폐지할 경우 일부 사업부에 일시적인 혜택이 집중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OPI 초과 이익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업부에는 특별포상을 하고 전사적으로는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해 더 많은 직원이 지속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측은 OPI 투명화와 상한 폐지를 전제로 사업부간 차등 적용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OPI는 연간 설비투자액을 초과하는 이익이 발생해야 지급되는 구조다. 일반적인 영업이익과는 별도로 산정된다. 이밖에 기본 임금 인상률(B/U)을 5%까지 낮추고 샐러리캡을 제외한 별도 요구안은 모두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노조측은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 절차에 착수했다.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가결될 경우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노조가 2년만에 사상 두 번째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노조 측 주장대로 상한 없는 성과급 제도가 도입될 경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데 성과급으로 재원이 고정적으로 유출될 경우 투자 동력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쟁은 속도전으로 자칫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이기적인 요구보다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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