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남는 땅, 반도체 짓다…비용 줄이는 '지산지소'

전기 남는 땅, 반도체 짓다…비용 줄이는 '지산지소'

권다희 기자
2026.07.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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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너지리포트]왜 호남인가: 지산지소의 경제학
③수요가 생산지로 오면 비용이 줄어든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 소재 전남해상풍력 1단지 모습/사진제공=SK이노베이션E&S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 소재 전남해상풍력 1단지 모습/사진제공=SK이노베이션E&S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이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직접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는 원자력·가스 등 다른 발전원의 전기와 함께 한국전력(34,050원 ▲150 +0.44%)이 운영하는 전국 전력망에 들어가고, 공장들은 이 전력망에서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는다.

전기 남는 호남…수요처 오면 송전망 부담↓

그럼에도 발전시설이 밀집한 호남에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들어서는 것은 비용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까지 보내기 위한 장거리 송전망의 건설 부담을 줄이고, 송전망 증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수용성 문제도 완화될 수 있다. 지역 내 전력망이 보강되면 발전량에 비해 수요가 적어 발생하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줄여 버려지는 전기도 감소된다.

호남에서도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전남광주)는 전력을 쓰는 양보다 생산하는 양이 월등히 많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2024년 전남광주에서 생산된 전력은 72.6테라와트아워(TWh)로, 같은 기간 전력소비량(판매량 기준) 42.9TWh의 약 1.7배다. 서울·경기가 같은 해 94.8TWh를 생산하고 192.0TWh를 소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규섭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전력 수요처를 발전시설 가까이에 배치하는 것이 전력망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며 "직접적인 경제성뿐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도 수요가 발전시설 인근에 들어오는 것이 비용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은 산업 유치에 따른 편익을 얻지만, 다른 지역의 공장에 전기를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만 통과하는 지역은 부담만 떠안게 된다. 주민 반발과 사업 지연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발전원 가까이에 수요처를 배치하는 편이 비용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전국 광역지자체/그래픽=김지영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전국 광역지자체/그래픽=김지영
"6.3GW 팹 전력, 기존 발전설비로 감당 가능"

김승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255,000원 ▼24,500 -8.77%)SK하이닉스(1,842,000원 ▼240,000 -11.53%)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짓기로 한 반도체 팹 4기에 필요한 전력이 6.3GW라는 정부 추산에 근거해 "발전설비를 추가로 짓지 않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제했다. 현재 전국의 발전설비가 항상 최대출력으로 가동되는 것은 아니어서, 수요가 늘면 기존 발전시설의 이용률을 높여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동안 호남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빠르게 늘었지만, 호남에서 수도권 방향으로 전기를 보내는 송전망의 수용 능력이 부족해 발전한 전력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는 병목이 발생돼왔다. 반도체 팹과 같은 대규모 수요처가 호남으로 들어오면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현지에서 소비할 수 있어 수도권행 송전망의 혼잡이 줄고 그만큼 기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이용률이 높아진다. 김 교수는 "지역 내 대규모 수요가 생기면 기존 송전망의 병목이 완화되고 추가 재생에너지가 전력망에 접속할 여력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물론 전남광주 발전설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양광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력망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 전남광주에는 약 16.4GW의 발전설비가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GW가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태양광은 낮 시간대에 출력이 집중되고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전력망에 수용하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전남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정부는 6일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주 군공항 활주로와 주변 부지의 모습.   2026.7.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전남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전남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정부는 6일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주 군공항 활주로와 주변 부지의 모습. 2026.7.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전남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산업시설 많은 곳에는 해상풍력이 가장 적합"

이 교수는 "전력망은 발전설비의 평균 출력이 아니라 순간 최대출력을 기준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출력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태양광 비중이 커질수록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압을 조절하는 동기조상기 등 계통 안정화 설비에 대한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태양광에 치우친 전원 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해상풍력 확대가 중요하다는게 두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대목이다. 풍력은 시간대와 관계없이 바람이 불면 발전할 수 있어 태양광의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교수는 "풍력은 태양광과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산업용 시설이 많은 지역에는 해상풍력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처럼 24시간 가동되는 수요가 늘면 밤 시간대 전력을 공급할 수단이 필요하다"며 "해상풍력은 밤에도 발전할 수 있어 태양광을 보완하는 전원으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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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권다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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