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기준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며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조정과정에서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핵심쟁점인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폐지 여부를 두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사내공지를 통해 협상결렬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2026년 임금협상과 관련해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내공지를 게재하고 "임금협상 타결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해 회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3일 중노위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OPI 산정기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조정중지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번 회의에서 사측은 △임금인상률 총 6.2% 상향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주택대부제 최대 5억원 지원 △고정시간외수당 시간수 12시간으로 축소 △장기근속 휴가확대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OPI 재원 문제를 두고서는 이견이 노출됐다. 삼성전자와 계열사는 연간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투자금 등 자본비용을 제외한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OPI를 산정한다. 다만 EVA의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지 않아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사측은 OPI 재원을 기존 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최대실적이 예상되는 메모리사업부를 대상으로 영업이익 100조원당 OPI 100% 수준의 특별포상을 지급하고 반도체연구소 등 유관조직에도 메모리 특별포상 지급률의 70%를 일회성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반면 노조 측은 OPI 투명화와 상한폐지를 전제로 사업부간 차등적용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기본임금 인상률(B/U)을 5%까지 낮추고 샐러리캡을 제외한 별도 요구안은 모두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으로 노조 측은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절차에 착수했다.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될 경우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노조가 2년 만에 사상 두 번째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노조 측 주장대로 상한 없는 성과급제도가 도입될 경우 삼성전자의 기술경쟁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산업은 막대한 R&D(연구·개발)와 시설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데 성과급으로 재원이 고정적으로 유출될 경우 투자동력이 약화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