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주 신입사원 모집을 시작한다. 반도체 업계가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가운데 차세대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관계사들은 오는 9일 '2026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공채)'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매년 두 차례 대규모 공채 제도를 유지 중이다.
특히 올해 공채에서는 메모리 사업부를 중심으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기 평택 P4(4공장) 페이즈(Ph) 2·4 설비 투자를 재개한 데 이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P5(5공장) 기초 공사에도 돌입했다. 업계 최초로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등 경쟁력을 끌어올린 만큼 신규 팹 확장과 맞물려 인재 확보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 인재 확보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서울대에서 '삼성 파운드리 비전 세미나'를 열고 파운드리 사업 비전과 인재 육성 계획을 공유했다. 테슬라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폭이 확대됐던 2024~2025년에는 해당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시에도 36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4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삼성전자의 영업 실적이 많이 올라 올해 더 많은 채용을 할 여력이 생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총 6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 기술·사무직 신입사원 모집을 진행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등을 중심으로 전체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충북 청주시에 P&T(Package & Test)7을 신설하고 현재 P&T3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에도 2030년까지 총 31조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전문 인력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새로운 채용 전략 '탤런트 하이웨이(Talent hy-way)'를 공개하며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방식을 개편했다. 기존 경력 중심 채용 구조에서 벗어나 신입과 전임직(생산직)을 아우르는 수시 채용 체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일본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 리쿠르팅'과 해외 인재 대상 '글로벌 인턴십' 등을 통해 해외 우수 인재 확보에도 나선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한국 반도체 인력 유치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만약 한국에 거주하면서 반도체 설계·제조·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테슬라에 합류하라"며 한국 반도체 인력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채용 비중도 커지는 추세"라며 "우수 인력 확보가 곧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