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 살겠다고" 대통령도 맹비난…'45조 요구' 삼성 노조 사면초가

"자기만 살겠다고" 대통령도 맹비난…'45조 요구' 삼성 노조 사면초가

박종진 기자, 김남이 기자, 최지은 기자
2026.04.30 16:25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04.20. [email protected]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를 비판하면서 사실상 삼성 노조원들이 사면초가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천문학적 성과급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는 삼성 노조가 주주와 국민은 물론 정부로부터도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국가 경제의 위기상황을 외면하고 파업을 강행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기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발언이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 없는 성과급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45조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요구다. 노조는 5월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생산차질에 따른 직접적 영업손실만 3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대외 신뢰도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등 세계 각국이 사활을 걸고 반도체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가까스로 위기를 딛고 본궤도에 올라온 삼성 반도체가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면 고객사 이탈,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 파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개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 노조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이후 사흘 만에 대통령이 직접 발언한 것도 파업이 자칫 국가적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반영된 결과다.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업을 한다는 것은 아직 상상하지 못하겠다. 지금 엄중한 상황임을 알고 있는 반도체업계 경영자, 엔지니어, 협력업체, 노동자는 성숙하고 현명하며 지혜로운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반도체산업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경쟁력을 유지하는 산업"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실제 반도체가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7% 성장해 한국은행 전망치 0.9%를 크게 웃도는 등 깜짝 성장률을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반도체 산업 덕분이다. 1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695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 1995억 달러의 35%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작년 같은 기간 20%에서 15%포인트 상승해 반도체 의존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정이 이러니 국민 여론도 싸늘하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7~28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응답자의 약 70%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평균 연봉 1억5800만원(2025년 기준)을 받는 직원들이 수억 원 이상의 성과급을 더 요구하면서 국가 경제의 근간인 반도체 생산라인을 멈추겠다고 협박하는데 누가 공감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 노조가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18일 삼성전자 노조 2개 단체(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에 따르면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1%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재적 조합원 약 9만 명 중 73.5%인 6만6019명이 참여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 노조가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18일 삼성전자 노조 2개 단체(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에 따르면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1%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재적 조합원 약 9만 명 중 73.5%인 6만6019명이 참여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삼성전자는 노조와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한편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전담 조직과 대응 체계를 통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즉각 입장을 내고 "지난 16일 (삼성전자 노조 파업) 가처분 심문기일 당시 회사의 가처분 구술 변론 자료에 파업 전담 조직, 대응 체계 등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며 "전담 조직과 대응체계를 통해 생산차질을 막겠다는 사측 주장은 거짓이거나 재판부에 거짓 변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파업을 하면 엄청난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과시한 셈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사업부간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대규모 파업 논의는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중동전쟁의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날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금은 협상과 타협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할 시점이지 갈등을 키울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