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잡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주도권 노린다

유선일 기자
2026.03.17 16:50
[새너제이=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6'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올라프 로봇 옆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6.03.17. /사진=민경찬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와 '동맹 강화'에 나섰다. 이르면 올해말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설계도'를 활용한 현대차그룹의 무인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가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17일 자율주행·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로보택시 파트너로 거론된 현대차그룹이 관련 세부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NVIDIA DRIVE HYPERION·이하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자율주행 레벨2부터 4까지 확장 가능한 통합 아키텍처(설계구조)를 새롭게 구축하는게 핵심 골자다. 하이페리온은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센서·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구성하기 위한 일종의 '표준 설계도'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엔비디아가 보유한 레벨2(부분 자동화) 이상 자율주행 기술부터 일부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 레벨4 로보택시까지 확장한 자율주행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은 올해말 미국에서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여기에 하이페리온을 활용한 통합 아키텍처 적용을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하이페리온을 도입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한 '기술 내재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차별성이 뚜렷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공동취재) 2025.10.30. photo@newsis.com /사진=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간 자율주행 사업 협력 강화는 예견된 수순이다. 현대차그룹은 AVP(첨단차플랫폼)본부와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사업을 추진했지만 수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고민이 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간 '치맥 회동'이 성사됐고, 올해 1월 미국 CES에서 정 회장은 다시 황 CEO와 만나 자율주행 사업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뒤이어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에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사장을 임명하며 양사간 기술 협력 고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엔비디아의 '알파마요(Alpamayo)'도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페리온이 '몸통'을 위한 아키텍처라면 알파마요는 '지능' 역할을 하는 자율주행 플랫폼이다. 알파마요는 자율주행 구현 접근방식이 VLA(시각·언어·행동)라 상대적으로 축적한 주행데이터가 적은 현대차그룹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VLA는 시각 정보를 수집해 언어 개념으로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량의 행동을 결정하는 '추론' 방식으로, 대량의 주행데이터를 학습해 시각 정보에서 바로 행동을 도출하는 E2E(엔드투엔드)와 대비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알파마요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선두 그룹과 격차를 좁히는데 있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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