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무너지면 퇴출…전방위 상장폐지 압박 속 기업 생존 전략은?

이동오 기자
2026.03.18 17:10

-장지운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법률칼럼

지난달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거래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당초 예상했던 50개사 내외에서 약 150개사 내외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의 체질 개선을 향한 금융당국의 칼날이 매서워진 만큼, 상장사들은 이번 개혁안이 향후 기업의 존속에 미칠 파장을 직시하고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장지운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가장 눈여겨볼 변화는 오는 7월부터 신설되는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상장폐지 요건이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 경우 먼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45거래일 연속으로 1,000원 미만 상태가 지속되면 최종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이는 영업 활동이 정상적인 기업이라 할지라도 주가 관리를 방치할 경우 언제든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외향적 평가 기준도 한층 가혹해진다. 당장 올해 7월부터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퇴출 기준이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되며, 내년 1월에는 300억원으로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상장폐지 사유 발생 시 기업에 부여되던 '최대 개선기간'이 기존 1.5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는 점이다. 거래정지 위기에 처한 기업이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물리적 골든타임마저 크게 줄어든 셈이다.

내부 건전성과 컴플라이언스를 따지는 잣대 역시 엄격해졌다. 기존에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만 상장폐지 요건이었으나, 앞으로는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도 실질심사 요건으로 새롭게 추가된다. 공시 위반에 대한 퇴출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기존에는 최근 1년간 벌점 누적 기준이 15점이어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지만, 이제는 10점만 쌓여도 곧바로 심사대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 중대하고 고의적인 위반은 단 한번만 발생해도 즉시 퇴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재무부서와 공시담당자의 세밀한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전방위적인 규제 강화에 맞서, 주가가 낮게 형성된 기업들은 단가를 높이는 액면병합을 고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펀더멘털 개선 없는 무리한 병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며, 병합 후에도 주가가 액면가에 미치지 못하면 여전히 퇴출 요건에 해당한다. 결국 꼼수나 단기적 미봉책으로는 촘촘해진 거래소의 그물망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상장 유지의 핵심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다. 바뀐 요건에 맞춰 가용한 재무적 자원을 점검하고, 공시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 시스템을 촘촘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거래소를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치밀한 '경영 개선계획서'를 마련하고 객관적인 소명 절차를 밟아 나가는 것, 그것이 이번 역대급 퇴출 칼바람 속에서 상장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생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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