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2030년 글로벌 완성차 점유율 4.5% 달성과 기술력 제고를 위해 향후 5년(2026~2030년)간 총 49조원을 투자한다. 기존 5년(2025~2029년) 계획 대비 7조원 늘어난 수준으로, 이 중 43%인 21조원을 전동화·자율주행·로보틱스 등에 배정해 미래사업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기아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2026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인베스터 데이는 투자자·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기아의 사업 성과와 중장기 전략 방향을 공유하는 연례행사다.
우선 기아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335만대(점유율 3.8%)로 늘리고, 2030년에는 413만대(점유율 4.5%)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9종을 출시하고 하이브리드는 총 13종을 운영한다. 올해 기준으로 11개 모델로 판매 중인 전기차는 같은 기간 총 14개로 라인업을 넓힌다.
주요 수출 지역별로 보면 기아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확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풀라인업 기반 볼륨 모델 육성 등을 앞세워 2030년 현지 판매량을 102만대(점유율 6.2%)까지 늘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유럽과 인도·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는 같은 시기 각각 74만6000대(점유율 4.8%), 148만대(점유율 6.6%)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날 기아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 중장기 전략도 함께 공유했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첨단차량플랫폼)본부장이 발표에 나서 2027년말까지 고속도로에서 레벨2+ 기술을 탑재한 첫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029년초에는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도심 환경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2++ 기술을 적용한다. 국제자동차공학회(SAE)는 운전자 개입 수준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을 총 6단계(레벨 0~5)로 구분하는데 이 가운데 레벨2는 운전자 주시가 필요한 단계로 레벨2+, 레벨2++는 이보다 진화한 수준이다.
로보틱스 부문에서는 현대차그룹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2029년 하반기 기아 미국 조지아주 공장(KaGA)에 투입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2028년 조지아주 HMGMA(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 투입한다고 예고했는데 이번에 추가로 기아 공장에도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기아는 PBV(목적기반차량) 모델인 PV7·PV9에 물류로봇 '스트레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결합한 풀스택 솔루션으로 연간 288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 신시장 개척에 도전한다.
기아는 이런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동안 총 49조원을 투자한다.49조원의 투자 중 전동화·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21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5년간 전 부문에서 이뤄온 혁신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 로보틱스와 함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