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5개항 로드맵 수용 불가" 네타냐후, 트럼프에 또 반기

"가자 15개항 로드맵 수용 불가" 네타냐후, 트럼프에 또 반기

정혜인 기자
2026.08.1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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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회의서 트럼프 주도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 반대 재확인…
가자 평화위 특사 "15개항, 가자 비극 재발 막을 유일한 방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사진=(팜비치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사진=(팜비치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가자지구 평화위원회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간 무장해제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무장해제할 때까지 어떠한 철수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15개항의 문서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의 무장해제란 중화기와 소형 무기 등을 모두 해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이 문제를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 측이 여러 제안을 했다. 일부는 수용할 수 있지만, 일부는 불가하다. 우리는 그런 제안에 어떻게 대응할지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존립과 이스라엘 안보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내가 총리로 있는 한 가자지구는 물론 서안지구에도 팔레스타인 국가는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안 거부 입장을 밝혔는데, 이번 발언은 이전보다 더 명확하게 거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하마스 무장해제안'이 "이스라엘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측에 심각한 안보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도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에게 초안을 보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수용 불가능하다는 '15개항 합의안'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동의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 20개항'과 다른 문건으로, 가자지구 평화계획 이행을 위한 로드맵이다. 가자지구 평화위원회는 지난 3일 15개항 합의안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15개항 합의안은 하마스의 단계적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 새로운 팔레스타인 통치체계 및 국제안정화군 구축, 가자지구 재건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국제사회가 검증하면서 이스라엘군이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이후 팔레스타인 측에 행정·치안권을 넘겨 재건에 들어가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해제하기 전에는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의 선후 관계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피란민 출신의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군사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사이를 걷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진=(데이르 알발라 AFP=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피란민 출신의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군사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사이를 걷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진=(데이르 알발라 AFP=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네타냐후, 10월 총선 승리 위해 트럼프에 반기?

네타냐후 총리가 오랜 기간 밀착 관계를 이어오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은 오는 10월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과 관련이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최근 지지율 하락 위기에 직면한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에 가자지구를 양보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극우 성향 장관들의 지지를 얻고자 무장해제안에 대한 강경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하나의 핵심 목표를 갖고 전쟁에 나섰다. 바로 하마스의 파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단 1mm도 철수해서는 안 된다"며 무장해제안 거부 입장을 밝힌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했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특사는 15개항 합의안이 가자지구의 전쟁 재발을 막을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 채널12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제안한 방안은 가자지구의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무장해제 합의에 따라) 하마스로부터 무기를 넘겨받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나면 이스라엘은 '구역별로'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미국에 이스라엘의 합의 수용 압박을 촉구했다. 바셈 나임 하마스 고위당국자는 로이터에 "하마스는 앞서 합의한 로드맵(15개항 합의안)을 여전히 준수하고 있다"며 "중재자들과 미국이 네타냐후와 그의 정부에 압력을 가해 로드맵을 준수하고 내부 정치 및 선거를 이유로 (로드맵 이행) 절차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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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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