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으로부터 보완 요구를 받은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가 기존 뼈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한화에너지가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를 뒷받침하는 시나리오를 거론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9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조4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 요구를 받고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의 철회나 규모 축소 보다는 '보완'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의 추가 하락과 태양광 사업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가 필수적이란 분위기가 여전하다. 한화솔루션은 증자금액 중 1조50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에, 9000억원을 미래 사업 투자에 쓰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례처럼 증자 구조에 변화가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다. 지난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다가 금융당국의 제지를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배정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면서, 동시에 한화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보완했다.
이번에도 자금 여력이 있다면 한화에너지가 구원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화에너지는 기본적으로 한화솔루션처럼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고, 다른 계열사보다 재무적 부담이 적다. 김승연 회장의 아들들인 김동관(50%)·김동원(25%)·김동선(25%)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법인이기도 하다.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단 한화 측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소지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모델을 따르려면 이와 관련한 법적 검토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청약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일부 물량이 남을 경우, 한화에너지가 이를 사들이는 방법도 있다. 시장이 다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계열사가 부담해 증자를 방어하는 구조다.
한화그룹은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한화솔루션 지원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금융당국에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자 ㈜한화는 약 8400억원을 들여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120% 초과청약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전체 유상증자 3분의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등이 지분 54.0%를 보유한 회사다. 회사 측은 "한화솔루션의 주주가치 향상 계획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42억원 규모의 한화솔루션 지분 매수에 나섰다. 한화솔루션은 향후 5년간 연결 당기순이익의 1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환원하기로 했고, 개인주주들과 직접 만나서는 2030년까지 추가 유상증자 시도가 없을 것이고 약속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유상증자 발표 후 1년 만에 150% 가까이 주가가 상승한 것처럼,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역시 결국에는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인식이 그룹 내에 강하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고, 정정 요구에 충실히 부합하는 신고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