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판매를 최대한 늘려야 할 상황이지만 물가 고공행진과 소비심리 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이 예상되는 지표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자동차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동차는 경기 변동에 따라 수요가 크게 좌우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7.8포인트(p) 하락한 99.2를 보였다. 지난달에 이어 2달째 하락한 것으로, 이달 낙폭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2024년 12월(-12.7p) 이후 가장 컸다. CCSI가 100 미만이면 소비자 심리가 장기평균치 대비 비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은 중동 전쟁으로 물가가 크게 뛴 탓이다. 3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2% 오르며 3개월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인식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판단을 보여주는 소비자동향지수(CSI)가 이달에 전월 대비 18p 하락했다.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경기 전망 CSI 역시 10p 떨어졌다. 여기에 한국경제인협회가 집계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2달 연속(4~5월) '부정적(100 이하)'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실적을 선방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상황 변화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의 국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한 6만1850대에 그치면서 내수 침체 불안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가 다음달 초 발표될 완성차업체의 4월 판매 실적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일단 적극적인 신차 출시와 프로모션으로 내수 실적 방어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올해 그랜저와 아반떼, 투싼 신차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 등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완성차업체는 고유가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경우 이미 올 1분기 국내 판매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하이브리드의 비중이 59.2%로 내연기관을 크게 앞질렀다. 기아 관계자는 "전기차는 신차 모멘텀을 이어가고 주력 하이브리드 차종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올해 연간으로 국내 판매에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비중을 56%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