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발전 위해 협력 구조·전주기 지원 강화 필요"

"제약산업 발전 위해 협력 구조·전주기 지원 강화 필요"

박미주 기자
2026.04.27 19:00

한국, 제약바이오 임상 역량 뛰어나지만 다른 산업 대비 열악해
오픈이노베이션과 클러스터 연계, 투자기반 조성 등 필요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부장은 27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대한민국 제약산업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열린 미래의료혁신연구회 제10회 정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부장은 27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대한민국 제약산업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열린 미래의료혁신연구회 제10회 정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지역 내 산·학·연·병, 클러스터(산업 집적지) 간 협력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정부와 민간의 전주기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도 요구된다.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기획보험본부장은 27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대한민국 제약산업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열린 미래의료혁신연구회 제10회 정기 세미나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글로벌 제약바이오 VC(벤처캐피탈) 투자가 침체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임상 역량은 뛰어나지만, 반도체 등 다른 산업에 비해 굉장히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벤처의 VC 투자는 2012년 121억달러(약 17조8000억원)에서 2018년 1523억달러(약 224조3000억원)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줄면서 2024년 120억달러(약 17조7000억원)까지 회귀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R&D 투자금액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 대비 크게 부족하다. 2023년 기준 미국 머크의 투자금은 297억달러(약 43조7000억원)이었는데 한국의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합계가 4조7124억원이었다.

홍 본부장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 제약 요인으로 △초기 투자 중심 △VC 규모와 전문성 한계로 후기 임상 투자 경험이 누적되지 않음 △심사 인력과 전문성 부족으로 허가 지연 등 비효율적 규제의 운영 지속을 꼽았다. △개발 단계별 지원체계 미흡과 기업의 예측 가능성 제한 △제한적인 혁신 신약과 R&D 투자에 대한 보상 △낮은 약가 제도 예측 가능성으로 인한 중장기 투자 의사결정 제약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 미흡 △글로벌 임상, 인허가, 상업화 전 단계에서 제도적 지원 기반 부족 등도 제약 요인이라고 했다.

이에 오픈이노베이션과 클러스터 연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본부장은 "클러스터 간 연계와 글로벌 협력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며 "분산된 클러스터를 권역별 거점 중심으로 재편하고 특화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이전 계약 단계부터 사업화 검증까지 R&D 지원을 연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벤처-제약기업-글로벌 기업 간 단계적 협력 모델 정착을 지원해야 한다"며 "해외 주요 클러스터와 파트너십 구축, 재외 한인과학자 네트워크 등 연계 활성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개발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고 봤다. 홍 본부장은 "전자의무기록(EMR), 바이오뱅크 등 충분한 데이터가 있음에도 규제로 활용이 제한되고 의료기관과 기업 간 연계 부족으로 산업 활용도가 저조하다"며 "지속적인 규제 개혁으로 데이터 표준화와 활용 기반을 구축해 R&D 전반에서 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부처별로 중복·유사 예산이 지원된다며 산업계 의견이 규제 결정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중심의 컨트롤타워 운영이 활성화돼야 한다고도 했다. 네거티브 규제(금지된 것이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포괄주의 방식)로 전환해 규제 유연화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규제기관의 심사 투명성과 서비스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투자 기반이 조성되고 전주기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홍 본부장은 "단계별로 공공 투자 체계를 정비해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자본시장 기능을 강화해 전주기 투자와 성장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 연계형 R&D 지원 확대와 조기 기술 이전에서 공동 개발 중심의 장기 협력 구조로 전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래의료혁신연구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27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미래의료혁신연구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27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동구바이오제약 회장)도 이날 "예측 가능한 약가 정책과 합리적인 품질 관리 기준 마련, 협동과 상생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디지털 전환과 미래 의료 기술로의 과감한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종상 툴젠 대표는 "첨단 바이오 기술은 이미 글로벌 경쟁의 핵심 영역으로 진입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와 투자 환경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경쟁력을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투자와 정책 일관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현재 제약산업은 연구개발 중심에서 벗어나, 시장 진입과 사업화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한 전략 수립과 함께, 기업 규모별 맞춤형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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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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