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이 운전자의 출근 루틴을 학습해 평일 아침 7시에 자동으로 경로를 안내한다. 친구와의 통화에서 변경된 약속 장소를 파악해 목적지를 새롭게 제안하기도 한다. "언제쯤 세차해야 하지?"라는 사용자 질문에 차량 관리 앱(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고 세차 예약 여부를 다시 묻는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에 탑재된 AI가 운전자의 명령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이같은 모습을 머지않은 미래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AI를 적용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를 공개했다. 차량을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시키기 위한 첫 결과물로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29일 서울 강남구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플레오스 커넥트 미디어 데이를 열고 플레오스 커넥트를 다음달 국내 출시될 신형 그랜저를 시작으로 북미, 유럽, 인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순차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약 2000만대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직관성·안전성·개방성을 3대 핵심 가치로 개발됐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운전석 전방의 슬림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중앙 대화면은 좌측 '주행 정보 화면'과 우측 '앱 화면'으로 나뉘어 정보를 제공한다. 주행 정보 화면은 속도와 주행가능거리 등 필수 정보를 상시 노출하며 3D 그래픽으로 주변 차량과 사물을 인식해 표시한다.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치된 슬림 디스플레이는 주행 중 핵심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운전자는 개인 선호에 따라 속도·미디어·경로 정보 등을 조합해 노출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터치스크린 조작 외에도 핸들과 디스플레이 하단에 물리 버튼을 함께 배치해 주행 중 공조와 시트 냉난방 등을 전방 주시 상태에서 제어하도록 설계했다.
윤한나 현대차·기아 내비게이션개발팀 연구원은 "새로운 내비게이션은 복잡성을 낮추고 모바일의 직관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며 "전국 수백만대 차량에서 수집되는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활용해 지도 서비스 플랫폼 대비 높은 품질의 최적 경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은 전체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지 않고 내 차 주변 정보만 부분적으로 자동 업데이트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플레오스 커넥트에 탑재된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의 음성인식이 제한적인 역할에 그쳤던 것을 넘어 고도화된 음성 명령을 수행한다. 이종호 포티투닷 글레오 AI 그룹 TL은 "글레오 AI는 사용자의 발화 의도와 이전 대화 맥락까지 이해해 자연스럽게 대화한다"며 "에어컨을 끄고 무드등을 바꾸는 등의 멀티 명령어도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존별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발화자의 좌석 위치를 감지해 해당 구역의 기능을 개별 제어한다. 예를 들어 뒷좌석 승객이 "사이드 미러를 접어줘"라고 명령하면 그대로 지시를 수행하지 않도록 해 안전성을 챙겼다.
개방형 앱 생태계인 '앱 마켓'은 차량의 활용도를 넓히는 핵심 기반이다. 고객은 차량 내에서 네이버 오토·유튜브·스포티파이 등 외부 앱을 직접 구동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게임과 차량 관리·화상 회의 등 다양한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개발자 전용 플랫폼 '플레오스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 중이다.
이종원 현대차·기아 Feature&CCS사업부 전무는 "플레오스 커넥트는 차량 판매 시점의 가치에 머무르지 않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가치와 사용자 경험을 지속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