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내부분열' 커진다…공동교섭단도 쪼개져

박종진 기자
2026.05.04 16:58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photo@newsis.com /사진=김근수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천문학적인 성과급 요구가 반도체 부문만을 위한다는 불만이 확산하면서 비(非)반도체 부문이 중심인 일부 노조가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탈퇴를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묻지마 사익 추구'에 따른 '노노(勞勞) 갈등'이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내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3노조)'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최근 우리 노조가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귀 조합에선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는 등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과 현실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그동안 안정적인 공동교섭단 운영을 위해 협력과 자제를 수없이 요청해 왔지만 이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상호 신뢰가 훼손됐고 공동교섭단이 지향하고 있는 협력적 교섭 관계나 양해각서의 목적 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의 목적, 상호신뢰 규정에 심각히 위반됐다고 판단, 공동교섭단 참여를 즉시 종료하고자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함께 지난해 11월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교섭단을 꾸렸고 사측과 협상이 결렬된 후 공동투쟁본부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해 왔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은 지난 3월 기준 226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이 이탈한다고 해도 기존 초기업노조가 대표성을 가지는 '과반 노조' 지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조 내부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적지 않다.

특히 동행 조합원 중 70%가량이 반도체부문이 아닌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 소속으로 집계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의 임단협 공동교섭단 탈퇴는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의 철저한 이익 추구가 내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는 DX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노조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요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어섰고 29일에는 1000건 이상까지 늘었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탈퇴 인증이 이어지며 확산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노조의 행보가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성과급 요구에 집중되고 DX부문은 소외됐다는 불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 없는 성과급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45조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요구다. 이는 2025년 삼성전자 주주배당액(약 11조원)의 4배이자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약 37조원)를 상회하는 규모로 DS부문 임직원 1인당 약 6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노조는 회사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이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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