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공세'에 삼성전자 결단…TV·가전 철수→ 모바일·반도체 집중

최지은 기자
2026.05.06 19:14

현지 사업 수익성 악화…모바일, 반도체, 의료기기 등 사업은 지속

(서울=뉴스1) = 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요 랜드마크에서 '삼성 비전 AI' 옥외 광고를 통해 'AI TV=삼성' 입지를 굳히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중국 상해 홍이 인터내셔널 플라자에서 진행하는 '삼성 비전 AI' 옥외광고 모습.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삼성전자의 중국 내 TV·가전 사업 중단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수익성 악화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저가·물량 공세까지 겹치면서 사업 지속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가전 기업이 강점을 지닌 프리미엄 시장까지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더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결단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높은 품질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고전해왔다. 실제 삼성전자의 중국 내 세트제품 판매법인인 SCIC의 매출액은 2015년 약 1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2조7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중국 가전업체는 2010년대 중반부터 M&A(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였다. 미국 GE의 가전사업부와 이탈리아 빌트인 브랜드 캔디를 인수한 '하이얼', 도시바 TV 사업부와 슬로베니아 고롄예, 차량용 에어컨업체 샌드홀딩스를 인수한 '하이센스'가 대표적이다. TCL 역시 최근 소니의 TV 사업부를 사실상 인수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지 사업 철수라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었던 용석우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보좌역은 지난달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중국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형태로 (사업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 내 모바일·반도체·의료기기 등 사업은 유지한다. '심계천하'(W시리즈) 등 중국 시장에 특화된 스마트폰과 서비스를 이어가는 한편, 갤럭시 AI(인공지능) 기능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지 소비자 맞춤형 AI 기능 개발을 위해 중국 내 AI 기업들과 협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생산 라인 역시 기존대로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가전 공장을,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다. 특히 시안에서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의 약 30~40%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첨단 산업분야의 연구와 생산 협력, 투자 등에 집중한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을 고려해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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