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훈풍에 소재 업계도 들썩…두산·롯데 등 공격 투자

박한나 기자, 김지현 기자
2026.05.10 16:30
두산이 생산하는 CCL(동박적층판). /사진=두산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국내 소재 업체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관련 장비와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설 투자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 전자BG는 올해 동박적층판(CCL) 사업에 약 244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897억원)보다 약 2.8배 늘어난 규모다. CCL은 PCB(인쇄회로기판)의 핵심 소재로 유리섬유와 특수 수지 등으로 구성된 절연층에 동박을 적층한 제품이다. AI 가속기에는 초고속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신호 손실과 발열을 견딜 수 있는 고사양 CCL이 필수로 꼽힌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고사양 CCL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현재 증평·김천 등 두산 전자BG 국내 주요 공장은 가동률이 100%를 웃돌고 있으며, 중국 공장 역시 90%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태국 사뭇쁘라깐주 방보 지역 아라야 산업단지에 신규 CCL 생산거점을 구축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투자 규모는 약 1800억원으로, 2028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두산은 초기 2개 생산라인을 우선 구축한 뒤 향후 상황에 따라 최대 8개 라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수요가 급증하며 국내외 공장 증설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반도체용 소재 사업 현황/그래픽=김다나

특히 올해 상반기 중에는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을 추진한다. 인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지분 70.6%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두산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SK실트론)부터 CCL(전자BG), 후공정 테스트(두산테스나)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전·후 공정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CCL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 유일 회로박 생산기지인 익산공장에 약 5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익산공장의 전지박 라인을 회로박 라인으로 100% 전환하는 시점은 당초 2028년에서 1년 앞당긴 2027년으로 조정했다. AI 데이터 센터 등의 급성장에 따라 고속신호 전송을 위한 초극저조도(HVLP) 동박의 고객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로박 생산능력도 대폭 확대한다. 지난해 3700톤 수준이던 생산능력을 올해 6700톤으로 약 1.8배 확대하기로 했다. 2027년 목표는 1만6000톤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의 고속 신호 전송을 위한 시그널층용 초저조도 동박인 'HVLP'와 파워층용 저조도 동박인 'RTF'의 공급으로 올해 회로박 매출을 약 2.6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SKC의 반도체 유리기판 자회사 앱솔릭스는 AI 반도체의 발열·전력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유리기판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고객사 평가용 샘플을 제작 중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을 기반으로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서 생산한 시제품은 AMD,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성능 테스트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최근 첨단소재사업의 전자소재 부문 매출을 현재 1조원 규모에서 2030년 2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새롭게 설정했다.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을 고객사와 현재 공동 개발 중이다.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용 핵심 소재인 빌드업필름(BF) 개발 역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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