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을 열흘 앞두고 노사가 정부 중재 아래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노동운동의 전통적 가치였던 연대 의식은 사라지고 '돈'만 남았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속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노사는 11일부터 이틀 간 정부 중재 아래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사후조정은 노동조합이 합법적인 쟁의(파업)권을 확보한 상황에서도 노사 양측 동의를 전제로 중앙노동위원회가 다시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총파업을 앞둔 상황에서 노사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만큼 벼랑 끝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성과급 재원 규모와 상한제 폐지, 성과급 제도화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단순한 일회성 보상 확대가 아니라 향후에도 동일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40조원으로 추정되는 것을 고려할 때 약 50조원 규모다.
노노갈등도 변수다. 과반 노조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받은 상태다. 하지만 함께 공동교섭단을 꾸렸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동행노조는 노조 활동 과정에서 초기업노조와 갈등을 겪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도 이탈했다.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중심의 초기업노조와 달리 DX(디바이스경험)부문 직원 비중이 높다. 역대급 실적을 낸 DS 부문과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DX 부문 직원 간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 노조 갈등은 전통적인 노동운동이라기보다 사업부별 이해관계 충돌에 가깝다"며 "기업의 지속가능성보다 성과급 확대만 앞세우는 투쟁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